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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랑끗 Mar 19. 2020

현실과 감성 사이에서

나는 본래 이상을 좇는 사람인지라, 그렇게만 살다 보니 현실에서 동떨어진, 공중에만  떠서 사는 것만 같았다.

지독한 현실을 오롯이 마주하기가 괴롭기도 했고 아무런  없이, 그저 땅만 바라보고 살다가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모조리 놓쳐버릴  같아서였다.

그래서 땅을 바라보기를 거부하고 위에 닿을  없는, 아름다운 하늘만 바라보며 노래를 불렀다.

하지만 어느새부터인가 그렇게   있기만  느낌이 이질적이게 느껴지더라.


그래서 딱딱한 땅을 밟고 서서 안정적인 느낌을 원하며, 현실을 바라보기로 택했다.

땅을 안정적이게 딛고 서서  현실 속에서  앞에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하며 살아가기로 다짐했다.

안정적이게 나를 받쳐주는 땅의 느낌이 좋았고, 이성을 사용해 현실적인 판단을 내리는 지성인이  것만 같아서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그렇게 땅만 바라보며 걸으니,  인생에 아름다움은 없어졌고 가끔씩  이유 없이 짓던 웃음도 사라져 버렸다.


인생은 적당한 현실감각과 감성이 어우러져 그려질  비로소 괜찮은 하모니를 내게 되는  같다.

너무 현실만 바라보며 달려도  되고, 감성만 따지며 달려도  되고.

적당히 내가 걸어갈 땅도 돌아볼  알고, 적당히 위에 있는 아름다운 하늘을 올려다볼  아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서 적당한 단단함과 적당한 말랑함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


눈앞에 놓인 현실만 바라보기에는  영혼이 궁핍해짐을 느끼고, 내가 현실이라고 여기는 것으로는 설명이  되는 부분들이 너무 많다.

그렇다고 감성으로만 모든  해결하기에는 발을 디딜 곳이 필요하다 느껴지고,  속에서 내가 책임을 져야만 하는 부분이 많다.


나를 돌볼 줄도 알면서, 남을 위해 눈물 흘릴 줄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생의 모든 순간을 허투루 여기지 않으면서, 선택과 집중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저울이 완벽한 평형을 이루기에는 나는 너무나도  흔들리는 사람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형을 이루기 위해 애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감성과 현실 사이에서,  어떤 것도 잃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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