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잘 해내려고 할 때, 잘하고 싶을 때 자주 저지르는 실수가 있다.
바로 작은 것에 집착하고 그것을 전부라 여기는 것.
그리고 그 작은 것을 놓쳐 절망하며 나를 지나치는 더 중요한 부분들을 놓치는 것.
예를 들면, 달리기를 시작할 때 살짝 삐끗한 것에 너무 몰두해 경주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경우 말이다.
제삼자의 입장에서 들을 땐 이게 무슨 바보 같은 경우냐,라고 생각하지만 충분히 일어날 수 있으며 실제로 삶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하루가 24시간인데, 찰나의 실수에 사로잡혀 하루 전체를 망치는 것.
인생은 평균 80이라는데, 점도 안 될 거 같은 사소한 일 때문에 평생을 후회와 원망을 갖고 사는 것과 같은 일.
작은 부분을 놓칠 수 있다. 말 그대로 작은 일이니까.
또 어떤 상황이 지금 당장 보기에 너무 큰 일처럼 보여도 사실 인생을 전체적인 그림으로 보면 눈에 뜨이지도 않는 사소한 실수이기도 하다.
시간이 흐르면 기억도 잘 나지 않을 그런 일일 수도 있다.
30대에 들어서는 나이가 된 지금, 학창 시절에 가장 망친 시험이 뭐였냐고 물어보면 전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만에 하나 기억난다 한들, 난 수치로 얼굴을 붉히거나 뼈저린 후회를 하기보단 그저 피식 웃으며 인생의 경험담으로 스스럼없이 주변인들에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내 인생을 놓고 봤을 때 그 시험은 그만큼 사소한 것이었으니.
또 어느 작은 실패의 경험을 통해 내가 배우고 바뀐 부분도 있으니 결코 그 경험이 나는 부끄럽지 않다.
작은 걸 놓쳐 버렸을 땐 그거에 얽매여 머리를 쥐어뜯으며 자학하기보단 어서 탈탈 털고 일어나 앞을 생각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다시 실패하지 않을까.
어떻게 하면 다시 도전해서 이 경험을 값지게 바꿀 수 있을까.
그것뿐이다.
삶의 전부를 걸고서 경기를 준비해온 달리기 선수가 스타트에서 실수했다고 자리에 주저앉아 울지 않듯이, 실수를 한 순간 더 만회하겠단 생각으로 열심히 달리자.
놓친 기회에 대해, 이번에 더 잘하지 못한 것에 대해 분하고 속상할 수 있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바라보아야 할 것은 결승점이다.
또한 끝 경기를 바라보아야 한다.
비록 이번 경기에서는 아쉽게 졌지만, 다음 경기에서는 이기는 것.
또 마지막 경기 끝에서 승자로 웃는 것.
그게 가장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 자신을 단련하고 변화시킨 그 값진 경험이 분명 인생에 좋은 결과를 가져다줄 테니.
그러니 지금 놓친 작은 것을 바라보며 지금 지나쳐가는 기회들을 놓치지 말자.
일어나 달리자.
앞으로 언제까지 삶이 허락될지는 모르겠지만, 뛸 수 있는 경기는 많이 남았다.
또 이번 실수를 만회할 기회도, 내가 나아갈 수 있는 다른 길도 너무나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