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by 끝의 시작

안과 밖을 잇는 투명한 경계이자,

빛을 들이고 세상을 보여주는 작은 액자

머무는 공간마다 뚫린 이 네모난 존재가 품은

저마다 다른 표정과 이야기들


비 오는 날

창밖으로 보이는 뿌옇고 흐린 풍경

창문을 두드리며 기척을 알리는 빗방울

가만히 앉은 차분함과 아늑함

그리고 약간의 쓸쓸함


퇴근 길 버스 안에서

빠르게 스쳐지나가는 것들

지나간 것은 나인지 그들인지

정지된 창밖 풍경과는 또다른.

계속해서 멀어지는 것들은

덧없다고 표현해도 미안하지 않은지


어둠이 내려앉은 후

그 속에 반짝이는 가로등 불빛

개미같이 돌아다니는 수많은 자동차들

집으로 향하거나 아니면 또 다른 어딘가로 가거나

그리고 하루를 마무리하는

건너편 아파트 속 익명의 타인들의 불빛도.


창문에 비치는 희미한 나는

저 멀리를 바라보기도

스스로를 마주보며 작게 웃기도 하거나.

깨끗하게 닦인 유리창을

손 끝으로 톡톡 건들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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