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야옹씨 Jun 14. 2022

메시아, 아이돌, 삶

잠이 오지 않는 나날이다. 나의 생이 본질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완전히 모르겠다. 매일을 살아내는 것이 이전에도  의미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 왔지만 요즘처럼 몸으로 직접 느껴지기는 처음이다. 방향감각의 상실. 지구자기장이 사라지면 새들은 길을 잃는다고 한다. 나도 길을 잃었다. 지표 삼을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는 사막에서는 하늘의 북극성을 보고 방향을 결정한다고 하는데 나는 무엇을 지표로 삼아  걸음을 옮겨야 할지 모르겠다. 동방박사는 확인되지 않은 메시아를 만날 목표가 있었기에 별을 따라 먼길을 걸었겠지만 나에게는 그럴만한 목표도 없다. 집, 아이, 명품, 스포츠카, 하다못해 아이돌 덕질이라도 삶의 의미로 만들어 살아가는 이들을 보면 이젠 진심으로 존경스럽다. 생의 무가치함에 가치를 부여할  있는 긍정의 에너지를 가졌음이 부럽다. 나는, 애써보았지만 그것이 되지 않는 사람임이 확실하다. 조금 쉬다 보면 괜찮을까 싶기도 하지만 지금은  모르겠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2022년이 절반 지나버렸다. 사람들은 돈만을 위해 살아간다. 인생의 모든 시간을 돈 버는데 쓴다. 자투리 시간도 돈을  버는데 쓴다. 돈을  벌면   벌기 위해 시간을 쓴다. 벗어나지 못하는 굴레,  중력이 너무 강해 모두들 혼이 나간 좀비들처럼 돈이란 채워지지 않는 욕망을 향해 달린다. 여전히  눈에 비친 삶은 쓰레기, 인간은 벌레 무리들이다. 나는 나의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매거진의 이전글 눈먼 도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