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by Hache

겨울 냄새가 난다. 오랜만이네. 올 겨울엔 그다지 춥지도 않고 종종 비만 내리더니 간만에 내리는 눈 덕분에 퇴근길의 찬 공기를 반갑게, 폐 한 가득 밀어 넣게 된다.


‘흐~읍?! 아... 겨울이다!’


왜 이리 반가운지 모르겠다. 다들 우산을 쓰고 가는데 우산이 없는 나는 그냥 모자를 넓게 둘러쓰고 이어폰을 귀에 얹어본다. 작지만 음악과 나만이 존재하는 공간이 만들어진다. 아늑하다. 어떤 음악을 듣든 지금 내리는 눈, 겨울 공기와 제법 잘 어우러질 것 같다. 요즘 즐겨 듣게 된 못(Mot)’, ‘이이언’의 음악들을 틀어본다. 평소에 어둡게만 느꼈던 그의 음악들이 오늘은 왠지 흰 눈에 감겨 그저 감미롭게만 느껴진다.


몸속으로 들어온 겨울 공기에 하루 내 묵혀있던, 답답한 마음 한구석이 잠깐이나마 허물어진다. 춥지만 조금 더 겨울 공기를 만끽하고 싶어 공원을 돌아보기로 한다. 금세 마음이 다시 답답해지지만 그래도, 잠깐이나마 숨을 쉴 수 있게 해 준 눈에게 고맙다는 마음을 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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