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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urney May 12. 2022

계란 노른자

사랑의 형태


"노른자는 안 먹으면 안 돼?"

"그럼 엄마랑 바꿔먹을까?"


아이의 접시에서 계란 노른자를 덜어내고

내 몫의 계란 흰자를 아이 접시로 옮긴다

맛있게 먹는 아이를 바라보자니

순식간에 주위 풍경이 바뀐다


널따란 원목식탁은 어느새 옻칠한 둥근 밥상이 된다

소담히 차려진 밥상을 둘러싸고 엄마, 아빠, 오빠,

그리고 어린 내가 앉아있다

접시 위에 놓인 계란 프라이를

젓가락으로 깨작거리며 중얼거리는 어린 나

"노른자는 먹기 싫은데..."

"아빠랑 바꿔먹을까?"

큼지막하게 아빠 몫의 계란 흰자를 떼어 나에게 주고

내 접시의 노른자를 가져가며 미소 짓는 아빠

이내 어린 나는 행복한 얼굴로 맛있게 밥을 먹는다


그때는 그것이 사랑인 줄도 몰랐는데

그렇게 아빠에게서 흘러온 사랑이

어린 내 아이에게로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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