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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fJesse Jun 28. 2022

단독주택에 2년 동안 살면서 느낀 점

단독주택에 살아보기 전까지는 몰랐던 것들

    단독주택에 산지 벌써 2년이 훌쩍 지났다. 우리 집의 공간은 다음과 같다: 지하 1층 창고, 1층, 2층 옥상, 그리고 마당에 딸린 작은 부속건물... 같은 집이지만 공간별로 차이가 매우 크다. 그 차이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하도록 하겠다.




    단독주택을 가지고 나서 가장 실망했던 점은 지하 1층이다. 어떤 건축가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사람은 지하에 살면 안 된다, 지하는 죽은 공간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건기와 습기가 왔다 갔다 하는 환경에서는 지하는 죽은 공간이 맞다. 아무리 잘 설계를 하더라도 단독주택 수준에서 지하는 연면적만 차지하는 쓸모가 부족한 공간이다. 그 이유는 습도가 높은 여름, 특히 장마철, 관리가 엄청나게 어려워서 몇 달 고생하다가 그냥 포기하고 버려도 되는, 지금 당장에는 필요가 없는 물건들만 잠시 보관하는 장소로 쓰고 있다. 약 3평 정도지만, 아무리 방수 시공을 잘하더라도 사용에는 지장이 있다. 따라서 죽은 공간이 맞다.


아무리 잘 설계를 하더라도 단독주택 수준에서 지하는 연면적만 차지하는 쓸모가 부족한 공간이다.


    그러면 1층은 괜찮으냐 하면, 나름(?) 괜찮다. 전원주택이야 1층도 채광이 좋겠지만, 도심 속 단독주택은 아무래도 2층보다는 채광량이 부족하다. 그래서 여름에는 2층보다 3~4도 낮은 온도 때문에 안방 및 아이 방 등으로 적절한 환경을 제공한다. 보통 1층에 TV를 보는 거실, 그리고 식탁이 있는 주방으로 많이들 생각하지만 2층과 비교할 때 아무래도 낮은 채광량 탓에 오후 8시 이후에 사용하는 안방이나 잠을 자는 공간으로 적절하다. 혹시나 단독주택 리모델링 및 신축을 고려한다면 습도를 신경을 써야 한다. 아파트는 1층을 제외한 나머지 층의 경우 습도에서 다소 자유롭지만, 단독주택은 지면에 가까운 1층은 2층보다 습도가 높으므로 제습기 등으로 습도 조절이 필수적이므로 이를 리모델링 및 신축 시 심각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


    우리 가족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2층은 거실, 부엌, 그리고 아이가 놀 수 있는 놀이방이 있다. 리모델링할 당시에 아이가 미취학 아동이라 엄마가 주방일 또는 거실에서 시간을 보낼 때 아이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놀이방을 잘 활용하였고, 이후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아내의 피아노 연습실 및 아이의 독서실, 화실, 등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활용도가 상당히 높다. 다만 옥상과 가깝다 보니 여름에는 온도가 1층보다 3~5도 정도 차이가 나며, 한여름에는 에어컨 사용이 필수적이다. 이런 이유로 우리 집에는 2층에만 에어컨 설치를 하여 사용 중이다. 우리 가족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며 2층에 거실을 위치한 것은 아주 많이 잘한 결정이다.


옥상의 경우, 도심 속 단독주택은 아무래도 옥상 활용도가 생각보다는 낮다.


    그리고 옥상의 경우, 도심 속 단독주택은 아무래도 옥상 활용도가 생각보다는 낮다. 옥상이 제공하는 전망은 상당히 좋지만, 우리 집보다 높은 건물이 많은 동네이기 때문에 프라이버시의 보장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옥상은 가끔 공기가 좋고, 모기가 없는 4~6월, 9~10월 정도에 가끔 이용한다.


    우리 집의 구조상 마당이 프라이버시 보장이 좋지만, 많은 사람이 말하는 것과 같이, 마당에 식물이 있으면 관리가 필요하다: (봄~가을) 10평 마당 기준, 가지치기, 잔디깎이 등 2~3주에 한 번씩 3~4시간 정도 소요. 관리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아이가 좋아하는 캠핑, 수영장, 물총 싸움, 눈사람 만들기, 식물 가꾸기, 바비큐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이므로 나만 조금 고생하면 된다. 별다른 취미가 없는 나로서는 정원관리라는 거창한 취미가 생겨서 좋은 것 같다.


집에서 아이가 지랄발광하여도 이 부속건물에서는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부속건물. 3평 남짓한 이 부속건물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다. 집에서 아이가 큰 소리로 떠들어도 이 부속건물에서는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마당 옆에 있어 마당에 있는 식물들이 한눈에 보이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풍경이 달라진다. 이곳에서 나는 생산성이 굉장히 높다. 개인 업무나 온라인 미팅 등 소음에 예민한 나로서는 이보다 더 좋은 공간은 없을 것이다. 남자들에게는 자기만의 동굴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나에게는 이곳이 그 동굴이다. 


    이처럼, 단독주택은 각각의 공간마다 차이점이 크기 때문에 개성이 상당히 강하다. 이런 개성을 살려서 이용자에게 맞게 잘 설계 및 이용하는 것이 관건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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