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의견] 혼자서 2백 명을?…고달픈 보훈처 복지사
'보훈복지사'라는 직업을 처음 들었다.
사회복지사들의 임무 중에 일부겠구나, 싶었던 일들이
보훈복지사라는 별도의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었다.
새삼스럽게 속상한 일이나
분명한 사실은
우리나라 수많은 국가유공자들(본인, 배우자, 자녀 등)이
한평생을, 또는 특정한 일을 계기로 불우한 삶을 보낸다는 것.
그 중 배우자와 생이별을 하게 되어, 배우자가 먼저 세상을 떠서,
자식들과 인연이 끊어져서, 자식들과 불화가 생겨서 등등의 이유로
혼자 살고 계시는 분들이 많았다.
그들을 찾아가 직접적인 도움을 주기도 하고,
그들이 마땅히 받을 수 있는 혜택을 알아봐 공설이면 공설, 사설이면 사설 기구에
신청을 도와주기도 한다.
연로한 다수의 국가유공자들이 찾아내기 어려운 보조금, 혜택, 서비스 등을
해당 인물의 연령, 상황, 지병, 거주지 등등에 맞게 찾아 실제로 많은 혜택을 안겨주노라면
고령의 독거인들에게는 보훈복지사들이 삶의 동앗줄처럼 느껴질터.
이 날 보훈복지사와 함께 찾은 박인자 할머니는 복지사에게 하고싶은 말을 묻자
눈물을 글썽이셨고 이내 그녀는 그녀에게 '천사'와 다름없다고 했다.
"입발린 소리가 아니라 정말 나에게는 그래요"를 덧붙이시며.
표정은 진지했고 목소리는 망설임 없이 확신에 차있었다.
보훈복지사들은 이런 반응과 말들이 곧 보람이었다.
삶에의 의지없이 하루하루를 그저 '죽음에 가까워지는 날'로 살아가던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활기를 되찾는 모습은
200명이 넘는 국가유공자들을 혼자서 담당하는 무거운 업무 부담을 안고도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보훈 복지사들이 분노하는 지점은 이들에 대한 처우였다.
보훈처의 복지사들은 사회복지사업법에 명시된 일들을 하고있지만
보훈처는 사회복지사업법상 사회복지시설이 아니어서
보훈복지사들은 여타 사회복지사들만큼의 봉급을 받지도, 사회복지사로서의 경력이 인정되지도 않는다.
(위 문장을 찬찬히 다시 읽어보면 이게 얼마나 문장으로 조차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인지 알 수 있다.)
충주에 내려가 신명례 복지사를 만나기 전 취재기자가 서울에서 만났던 한 보훈복지사는
해당 문제에 대해 문제제기하자
"그러면 직장을 바꾸면 될 것 아니냐", "네가 능력이 없어 못그러는 것 아니냐"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말인지 방군지,
노파심에 말하건데 보훈복지사들의 입장은
"나는 힘든데 힘든 것에 비해 돈을 못 버는 것 같으니
무작정 월급을 올려달라", 는 식의 주장이 아니다.
같은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해
사회복지사업법에 명시된 일을 하는 사람들 간에
현저히 차이나는 (약 2배) 수입이 부당하다는 주장을 하는 것이다.
세상에 너보다 더 힘들게 일하고 너보다 못 버는 사람들도 많아,
따위의 반박이 통할 맥락의 주장이 아니라는 이야기.
이건 정규직과 계약직이 사실상 같은 일을 하는데
'동일임금, 동일노동'이 지켜지지 않는다는 식의
조금 더 복잡한 계약형태의 문제도 아니고
저사람은 운좋게 100명만 배정받아 일하는데 나는 구역을 잘못받아 200명이야,
하는 식의 푸념도 아니다.
억울할만 하다,
고 생각했다.
이 날 동행한 신 복지사는
본인은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뉴스에 얼굴을 내놓는 것도 두렵지 않고
숨길 것 없이 감싸줄 것 없이 허심탄회하게 인터뷰를 할 자신도 있다고 했다.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억울함을 호소하고
제도에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오로지
자신들과 같은 일을 하는
후배들
때문이라고.
해당 리포트 ;
http://imnews.imbc.com//replay/2019/nwdesk/article/5475038_2463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