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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콘텐츠아트 진 Nov 07. 2024

영어자리는 영어입문의  유일한 지렛대!

사실 우리는 무엇을 몰랐을까?


창작의 원리

창작활동에는 분야마다 창작의 원리가 있다. 시각예술에도 창작원리가 있다. 그것이 그림이든, 조각이든, 영상이든, 어떤 분야의 시각예술이든, 점선면의 기초 도형 요소와 삼각형과 사각형 그리고 원이라는 기본 도형과 정육면체와 직육면체 그리고 구라는 기하학적 도형을 기반으로 한다. 그러나 기본요소들을 조합하는 방식에는 원리나 규칙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시각창작 원리의 특징 때문에 창작의 가능성이 무제한으로 열려있다.


이 그림에서 점, 선, 면, 삼각형, 사각형, 원, 정육면체, 직육면체, 원기둥, 구가 보이시나요?


음악에는 화성학이라는 창작 원리가 있다. 화성학은 화음의 원리이다. 화음을 만들고 조화롭게 연결하는 방법을 다룬다. ‘도레미파솔라시’라는 7개 음으로 다양한 화음을 만들고, 이것을 여러 방식으로 조합하여 음악의 조화를 이루는 원리이다. 시각예술보다 규칙성이 커서 학습이 가능하다. 악기를 다룰 줄 모르고 노래를 못 부르더라도 화성학을 배워서 음악 창작이 가능하다. 물론 시각예술보다 창작의 가능성이 제한되었다는 뜻은 아니다.


making music with harmonics


마찬가지로 언어활동도 창작이다. 언어창작에도 원리가 있다. 언어창작의 원리는 바로 우리가 다 아는 문자와 발음과 단어 그리고 문법(문장을 만드는 법)이다. 어떤 언어로든, 하잘 껏 없는 일상의 언어부터 대단한 글작품에까지 모두 적용된다. 이것은 화성학이나 시각예술의 원리보다 세세한 규칙이 훨씬 더 많아서 조금 더 엄격한 것이 특징이다. 시각예술이나 음악과 달리 학습으로 성취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크다. 이것 때문에 더 많은 인구가 외국어 습득에 도전을 할 수 있다고 본다.


books created with written languages



언어창작 원리의 규칙성

그런데 언어마다 창작의 원리에도 규칙성의 강도가 각각 다 다르다. 기준은 정확성과 예측성이다. 한국어 원리의 규칙성은 매우 높다. 예를 들어, 한국어처럼 [강아지]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 철자가 '강아지'라고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으면 규칙성이 큰 것이다. 설사 [구지]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 철자를 '굳이'라고 예측하기 쉬운 이유는 음운의 변화에도 '법칙'이 있기 때문이다.


단어 '집'하면, 문장으로 어떻게 사용할지 그냥 알 수 있다. 어떤 경우에도 품사가 명사이고, 명사는 주어와 목적어와 보어로만 쓰인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단어 끝이 '다'로 끝나면 '쉬다' 동사나 '편하다' 형용사라는 것도 잘 안다. 이런 규칙만 잘 알고 익히면 실수할 확률이 적다. 대신 유연성과 적응력은 높지 않다.


레고블록형 한글


언어 창작원리의 선상에는 반대쪽도 있다. 규칙의 강도가 적은 언어이다. 정확성과 예측성은 매우 적지만 상대적으로 유연성과 적응력은 매우 높다. 영어의 경우가 그러하다. 예를 들어 알파벳의 첫 단어 a를 보자. 이름은 '에이'이다. '에이'는 어떻게 발음을 하느냐? [æ] cat, [ɑ:] father, [ɔ:] all, [ə] banana, [ei] banana 등등 너무 많다. 게다가 [i] Orange 소리까지 난다! 드물지만 영국발음에서는 [ʌ] what? 도 있다.


단어 up을 보자. 대부분 up의 품사는 전치사로 알고 있다: I walked up the hill. 여기에 부사로 사용한다는 것도 많이 알고 있다: He stands up slowly. 그러나 많이 쓰는 말이지만 up이 보어역할을 하는 것은 잘 모른다: What is up? 게다가 up이 형용사로도 쓰인다: The up elevator is on the left.  사실 up을 명사로도 생각보다 종종 쓴다: There are ups and downs this year. 또한 up은 관용적으로 동사로도 쓰인다는 사실이다: They up the prices.


  자리무대 위의 단어 카멜레온



영어의 두 가지 원리

규칙성의 강도가 놓은 입장에서 보면, 영어 글자의 발음이나 단어의 품사와 형태는 제로를 지나 마이너스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렇게 보는 것이 과연 영어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까? 뒤집어 보면, 영어 글자와 발음의 관계나 문장 속 자리와 단어의 관계는 유연성과 적응성의 폭이 90%이다. 이것이 우리가 익혀야 할 것이다. 영어란 언어의 창작원리가 가치를 두고 있는 유연성과 적응성의 원리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 원리는 알파벳에 있다. 26개 알파벳은 모든 발음을 표현하는 글자이다. 21개의 자음은 24개 (종종 25개)의 자음소리를, 5개의 모음은 15개(미국발음) 혹은 20개(영국발음) 소리에 적용할 수 있다. 21개의 자음과 5개의 모음이 어떤 발음을 어느 정도의 유연하게 적용했는지를 아는 방법은 단 한 가지밖에 없다. 단어 속에서 파악하는 것이다.


특히 한 글자에서 네 글자 단어를 중심으로 한 기본단어를 중심으로 익히면 좋다. 비슷한 글자에 같은 발음이 나는 단어들을 모아서 익히는 것이 보편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이것이 한국에서 선호하는 파닉스 phonics이다. 그러나 파닉스를 영어 글자와 발음의 규칙으로 알면 안 된다. 한국어처럼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먼저 익히고, 그것을 단어로 결합하는 규칙이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영어에는 아주 반대의 방법도 있다, 글자와 발음 사이에 규칙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글자는 눈으로 익히고 그 글자의 소리를 내서 방법이다. 이것을 사이트 워드 sight words라고 한다. 사실 cat과 hat의 a가 같은 [æ] 소리가 나는 것이 규칙이 아닌데 규칙인양 익힐 필요가 없다. cat을 보고 [æ]로, hat을 보고 [æ]로 보고 발음할 수 있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첫 번째 알파벳의 원리는 두 번째 원리로 완성이 된다. 두 번째 원리는 자리의 원리이다. 문장 속에는 고정된 네 가지 자리가 있다. 이 자리에 단어가 들어간다. 이때 단어의 철자, 단어의 발음, 단어의 품사, 단어의 형태가 비로소 의미를 가지고 역할을 한다. 26개 글자로 제멋대로 발음이 나는 단어의 품사와 형태가 정해진다. 비로소 의미를 가지고 역할을 하는 것이다. 자리라는 한 솥에 단어의 모든 것을 담아내는 원리! 참 멋진 원리가 아닌가?


자리 Pot


더욱이 네 개의 자리는 모든 단어에 일률적으로 같은 방식으로 역할을 부여하지 않는다. 자리는 단어마다 상황에 따라서 다른 역할을 수행하도록 한다. 이런 디테일이 있어서 더 깊이가 있고 멋지다. 만약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규칙이 있었다면 더 경직된 영어가 되었을 수도 있다. 자의적인 자리의 원리에 대한 감을 잡는 방법은 한 가지뿐이다. 문장 속에서 다양한 단어를 먼저 경험할 수밖에 없다.


특히 문장에서 '일상단어들'이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먼저 경험하는 것이 좋다. 일상언어는 아직 라틴어나 블어같은 언어에 영향을 덜 받은 순수 영어의 모습이 남아있다. 1) 각 자리마다 어떤 단어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형태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 2) 같은 단어가 다른 상황에서 어떤 형태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 3) 같은 형태가 다른 상황에서 다른 역할을 하는지 집중해서 봐야 한다.


영어문장의 경험은 언어가 들어오는 두 개의 감각기관을 통해서 한다. 그것은 귀와 눈이다. 귀로 듣고 눈으로 봐야 한다. 귀로 들으면서 속눈으로 문장이 떠올릴 수 있어야 하고, 눈으로 읽은 것을 속귀로 들을 수 있어야 한다. 귀와 속귀 그리고 눈과 속눈으로 영어문장을 경험할 때 감정이 느껴지고 사고가 읽혀지기 시작하면 되지 않을까? 이것이 영어 기초를 다지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본다.



영어자리는 영어에 입문하는 유일한 지렛대이다

따라서 영어자리는 영어에 입문하는 유일한 지렛대이다. 사실 영어에 자리라는 지렛대가 없다면, 규칙성이 낮은 영어를 통합적으로 접근할 도리가 없다. 특히 한국인에게는 더욱이 그러하다. 영어 자리의 순서가 한국어 어순과 다르다는 점을 걸림돌로 삼기보다는 디딤돌로 삼아야 한다.


영어 스스로 규칙성이 강한 고대영어와 중세영어를 털어냈다. 15세기를 지나면서 글자와 발음 사이에, 문장과 단어 사이에 영어만의 새로운 원리를 개발해 냈다. 그것도 일반 영국시민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자연스럽게 개발해 낸 것이다. 사실은 우리는 이것을 잘 모르고 규칙을 신화처럼 기대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이제는 규칙보다는 영어자리의 원리에 길들여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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