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개인사업하면 잘할 수 있을까? 혼자서 돈벌기
창업, 사업에 특화된 사람이 있을까?
4년간 1인 영어교육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매일 어떤 종류의 일을 하고 있는지 골똘히 생각해봤다.
그 결과 다음 7가지 능력과 자질이 없었다면 진작에 포기했을 거 같다.
글을 읽기 전 주의사항! 자신이 7가지 유형에 속하지 않는다고 해서 창업에 적합하지 않은 건 결코 아니다. 나 역시 아무것도 몰랐지만 실전을 겪으면서 핵심 역량을 하나둘씩 길러왔다. 누구나 모두 0에서 시작한다.
따라서 '내가 창업에 맞나 안 맞나' 보다는 '향후 이런 종류의 일을 하겠구나 혹은 지금부터 이런 영역을 개발해야겠구나'를 판단하는 하나의 기준으로 글을 참고하면 좋겠다.
가장 빈번하게 쓰이고 가장 중요한 차이를 만들어 내므로 맨 처음으로 언급한다. 다른 분야도 비슷하겠지만 영어교육 시장에서 세상을 뒤집을 신박한 나만의 아이디어 같은 건 없다. 이미 다수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고 그중 몇몇은 이미 실행까지 하고 있다.
설령, 아무리 참신한 사업 아이템이라고 하더라도 실제로 시장에서 먹힐지 아닐지는 해보기 전까지 모른다. 결국 사업은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를 얼마나 빠르게 실천으로 옮기냐 싸움이다. 사실 사업 아이디어, 사업 아이템은 일을 하다 보면 넘처난다. 먼저 실행에 옮기고, 베타 버전을 통해 수익 가능성을 테스트해보고 그를 기반으로 상품 & 서비스를 정교화하는 사람이 수익을 가저간다.
예컨대, 최근 <에밀리 파리에 가다>를 보고 <에밀리와 함께 배우는 영어회화> 수업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과연 나만 이렇게 생각했을까? 오늘도 몇 명은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해냈을 것이다. 그리고 아니다 다를까 유튜브에 에밀리만 치더라도 이미 영어회화가 자동 완성된다.
여기서 승부처는 비슷한 콘텐츠가 하나라도 더 나오기 전에 빨리 시장에 뛰어들어 수업 오픈을 하는 것이다. 레드 오션일까? 해보기 전까지 모른다. 그리고 자신이 마케팅을 어떻게 하는가, 어떤 차별화를 가진 수업을 열 것인가에 따라 달라진다.
최소한 여태까지 내 분야에서 경험으로는 기획력보다 실행력이 훨씬 더 중요하다. 세세하게 기획할 시간에 차라리 엉성한 기획으로나마 빠르게 시작하는 편이 낫다. 특히, 사업 베테랑이 아니라면 어차피 기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진짜 기획은 실행하면서 배워가며 만들어 넣을 때가 많다. 한마디로, 추진력이 뛰어나서 이것저것 많이 해볼수록 학습력뿐만 아니라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자산 50억의 코인 전업투자자, CPA 고시생 친구 그리고 1인창업을 내가 있다. 3명의 공통점은?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보낸다. 외로움이라는 주제로 소주 몇 명은 비울 수 있는 친구들이다.
누군가와 동업으로 시작하지 않는 이상 아마 혼자서 창업을 시작할 것이다. 초창기에는 사람이 필요할 정도로 일이 많지도 않고 설령 많다 하더라도 직접 하나씩 경험해봐야 하기에 사람을 안 뽑는 게 낫다. 나는 4년 차이지만 아직 간단한 작업만 외주를 맞길뿐 대부분 혼자서 커버한다. 배울 필요도 있고 동시에 월마다 나가는 인건비가 부담되기 때문이다.
출근에서 퇴근까지 말을 한 마디도 안 할 때가 대부분이다. '혼자 일하면 좋은 거 아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1~2개월이 아니라 연단 위로 가면 외로움이라는 단어만으로는 온전히 전해지지 않는 고독함에 짓눌린다. 퇴근할 때 회식하는 직장인들을 보면 부럽기만 하다. 인간은 어울려 사는 사회적 동물임을 절실히 깨닫는다.
해결책이 없는 건 아니다. 프리랜서, 창업 커뮤니티에서 친구를 구할 수도 있고 공유 오피스 가서 누군가와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도 있겠다. 나는 재택근무하는 친구들을 적극적으로 찾아다니거나 마찬가지로 창업을 하고 있는 친구와 함께 한다. 그럼에도 대부분은 혼자서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외로움, 혼자 있는 시간에 대한 내성이 필요하다.
1인 사업을 하면 정해진 출퇴근 시간이 없다. 뿐만 아니라 업무, 쉬는 시간, 휴가, 교육 등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 자유로워서 좋은 점도 많지만 그만큼 책임과 의무가 따른다. 왜냐하면, 결국 결과는 고스란히 내가 다 떠맡기 때문이다.
최소한 경쟁자에게 밀리지 않을 만큼은 일을 해야 한다. 따라서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1 달이고 1년이고 스스로 스케줄을 관리할 수 있는 의지가 필요하다. 혼자서 하루 스케줄을 짜고 거기에 맞춰 일어나고, 일하고, 먹고, 쉬고 퇴근하는 어느 정도의 일관성은 지킬 필요가 있다.
대학교에서는 공부할 내용, 시험 범위, 시험 시간, 시험 방법 모두 정해준다. 그리고 우리는 외부에서 정해준 틀을 따라갈 뿐이다. 창업을 할 때는 정하는 거부터 따라가는 거까지 모두 혼자서 스스로 한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개인적으로 나는 누가 시키는 걸 싫어하고 내가 자유로이 결정했을 때 의욕이 최대화되어 창업 라이프가 베스트였다.
자기 관리에는 일뿐만 아니라 쉬고 노는 것 까지 포함된다. 1년이면 모르겠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일만 해서는 업무 생산성을 유지할 수 없다. 점심시간에는 뭘 하고 쉴지, 오후 중간에는 뭐 하고 쉴지, 휴가는 얼마나 자주 갈지, 어디 가서 뭐할지도 적극적으로 계획해야 한다. 외부 압력 없이도 스스로 동기부여가 잘되고 놀기도 잘 논다면 창업에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특정 아이디어를 실천으로 전환하는 힘이 추진력이라면, 그 특정 아이디어를 애초에 얼마나 자유롭게 많이 떠올리느냐가 상상력이다. 얼마나 강한 문제의식을 가졌는가, 스스로 도전을 창출할 수 있는가로도 표현할 수 있을 거 같다.
예를 들어, 누구는 이 글을 보고 '아~ 그렇구나~'하고 그냥 넘어간다. 하지만 상상력이 높은 사람은 '이런 글은 영상으로 더 전달이 잘 될 텐데. 챕터에 어울리는 노래를 선정하고 글쓴이 목소리를 내레이션으로 입혀서 관련 이미지를 나열하는 방식으로 말이야'라고 생각할 수 있다.
아니면 '요새 평범한 사람의 창업 스토리가 잘 먹히던데. 첫 강을 무료로 제공하고 챕터별로 대화하는 형식으로 강의화해서 팔면 돈이 되지 않을까?'로 수익화 전략을 생각할 수도 있다. 쉽게 말해 사업 아이템을 자유로이 떠올리는 능력이 바로 상상력이다.
한편, 상상력에는 어느 정도 긍정과 자신감이 동반돼야 한다. 실제로 이 글을 유튜브에 영상으로 올린다고 상상해보자. 앞서 말했지만 잘될지 안될지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영상화하냐에 따라 달려있다. 해보지 않고서는 모른다. 따라서 시작부터 '잘 될 거야' 또는 '잘 되게 만들 거야. 그니까 잘 될 거야' 마인드가 필요하다. 도전이나 변화에 대해 보수적이라면 애초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기조차 어렵다.
일할 때 최소 1/3은 글 쓰는데 시간을 보낸다. <필수 영어표현 100가지 마스터하기>라는 수업을 오픈한다고 상상해보자. 수업 목적, 대상, 커리큘럼 등 기획서부터 글로 시작해야 한다. 탈잉에 수업을 팔고 싶다? 사람들이 클릭하고 싶게 제목을 써야 하며 결제할 수 있도록 매력적으로 상세 페이지를 작성해야 한다. 모두 글쓰기다.
이 수업을 내 블로그, 브런치에 홍보하는 일도 결국 글쓰기다. 맛보기 클래스를 유튜브에 올리려 해도 어쨌든 스크립트부터 써야 한다.
기존 수강생에게 홍보 메시지 보내기, 인스타에 게시글 올릴 때마저 사람들의 이목을 잡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깔끔하게 글을 써야 한다. 정갈한 글을 쓰려하다 보면 광고 메시지 하나 보내는데도 1시간 이상 걸릴 때가 있다. 카피라이터는 단어가 괜히 있는 게 아니다.
한국에서 교육을 받았다면 글쓰기에 누구나 취약할 거라고 생각한다. 읽기만 주야장천 읽었지 정작 써본 적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맨 처음 말했듯이 창업에 필요한 역량은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 부딪히면서 배우는 것이다. 나 역시 처음에 브런치 글 하나 쓰는데 하루를 다 보낸 적도 있다. 그러나 쓰다 보니 노하우도 생기고 자연스럽게 글쓰기 책도 많이 보게 되면서 지금은 하루에 많으면 5편도 넘게 쓸 때도 있을 정도로 효율이 향상됐다.
남들이 하지 못하는 독특한 아이디어 떠올릴 수 있는 능력이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 영어회화 미스터플루언씨를 예로 들어보겠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카톡을 통해 매일 과제를 밀어내고 1:1로 피드백해주는 영어회화 수업을 찾기 힘들었다.
내가 생각한 건 아니고 같은 팀원이 떠올렸었다. 팀원은 앱을 통해 매일 식단 & 운동 미션을 받는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었다. 본인이 접속해서 계획을 확인하는 게 아니라 가만히 있어도 미션이 날아왔다. 그리고 잘하는지 안 하는지 1:1로 피드백을 받았다. 그런데 우리는 앱 만들기에는 예산이 없었으므로 카톡을 통해 과감하게 실현했고 결과는 성공이었다.
특히, 마케팅에서 창의력은 빛을 발한다. 인스타에서 보는 신박하고 웃긴 광고 콘텐츠를 모두 창의력의 결정체다. 아니면 많고 많은 유튜브 영상 중에 내 영상을 돋보이게 만들 새로운 썸네일 형식 혹은 영상 구성 모두 창의력에서 비롯된다. 영어회화 튜터지만 어쩔 때는 하루의 전부를 마케팅에 쏟는다. 이처럼 마케팅이 중요해진 만큼 핵심 요소인 창의력도 없어서는 안 될 요소이다.
한편, 추진력이 좋으면 창의력은 뒤따라온다. 나무에서 졸다가 사과 맞고 갑자기 굿 아이디어가 떠오르진 않는다. 이것저것 실천해보고, 결과물을 확인하고, 시장 반응을 확인하다 보면 이런저런 미친 아이디어가 많이 떠오를 뿐이다. 창의력이 없다고 걱정할 필요 없다. (자신이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른다) 어차피 다 똑같이 없이 시직 하며 하다 보면 저절로 길러진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걸 배우는 걸 즐길 줄 알면 창업에 유리하다. 처음 몇 년간은 혼자서 모든 걸 처리해야 한다. 비용 문제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는 최소한은 알아야 나중에 직원을 뽑아서도 효율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다.
초창기 내 유튜브 채널을 예로 들어보자. 편집을 전혀 할 줄 모르니 난 영상만 찍고 썸네일, 영상 편집은 외주를 맡겼다. 비교 우위를 생각하면 나는 차라리 촬영과 영어교육이라는 본업에 집중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결국은 스스로 배워서 편집도 하고 썸네일도 만들었다. 왜 그랬을까?
우선, 내가 편집을 해보지 않았으니 가격 협의를 하기 어려웠다. 제시한 가격이 싼 건지 비싼 건지 감이 안 왔다. 받는 결과물마다 만족스럽지 않았다. 편집자 탓이 아니라 내가 가이드라인을 애매하게 주었기 때문이다. 역시 경험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상상하는 그림이 곧 편집자가 상상하는 그림이라고 단정 지어버린 실수를 저질렀다. 수정이 많아지니 비용도 늘어나고 오히려 내가 혼자 하는 거보다 시간도 더 들었다.
영상 편집뿐일까? 포토샵, 인스타 광고, 블로그 운영, 자체 사이트 제작 등 모두 한 번은 겪어봐야 한다. 대출을 받아서 처음부터 사람을 쓸 수도 있겠다. 레버리지 개념으로 분업을 통해 더 빠르게 사업을 키워나갈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천천히, 안전하게 크는 전략을 택했다. 직원과 외주를 쓰다가 사업이 잘 안될 경우 나가는 비용, 적자를 감당할 자신이 없기에 대부분 내가 커버하고 있다.
세세하게 따져보면 포토샵, 영상 편집, 광고, 고객 관리 등 요구되는 역량은 많다.
아무것도 할 줄 모른다고 창업을 못 하는 건 절대 아니다. 어차피 아무도 모른다. 다 똑같은 0에서 시작한다. 대학교에서 배운 4P니 SWOT 분석이니 내가 현재 하고 있는 일이랑은 거리가 멀다.
실전이야말로 최고의 학습 기회다. 창업 수업 10개를 듣느니 차라리 작게라도 시작해보는 게 훨씬 많이 배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