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파 영어회화 두 번째 해결책
토익 700 또는 수능 3등급 이상이지만, 스피킹은 젬병인 독자에게 최적화된 글입니다.
I think that...
So... and...also...
Anyway...Could you...?
혹시 위 문장들만 반복해서 말하고 있지는 않은가?
우리의 전형적인 문제는 익숙한 영어만 계속 돌려쓴다는 점이다. 새로운 발전 없이 같은 자리만 빙빙 돌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의 영어 경계를 뚫고 한 단계 더 올라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국내파 영어회화 학습법 두 번째, 의도적 라이팅이 그 해결책이다.
의도적과 라이팅, 두 가지 단어를 하나하나씩 설명하겠다. 라이팅부터 살펴보자.
▷ 라이팅
라이팅은 말 그대로 특정 주제에 대해 영어로 글을 써보는 학습이다.
아래 예시를 보자. 회화책에서 뽑은 주제에 대해 직접 라이팅 해 보았다.
< What do you think about living with your lover before getting married? >
I want to say that living with a lover before marriage is good for checking relationship more deeply. Also, it is good for saving money.
So, for marriage, I think living together before marriage is necessary for a couple.
라이팅의 목적은 2가지이다. 첫째, 라이팅 자체가 스피킹에 도움이 된다. 오히려, 스피킹 학습 초중반에는 스피킹보다 라이팅이 스피킹 향상에 훨씬 더 효과적이다.
둘째, 라이팅은 준비된 스피킹을 가능하게 한다. 이 말은 즉슨, 스피킹 전에 미리 라이팅을 써보아야 한다는 뜻이다. 두 가지 목적에 대한 근거는 차차 제시하겠다.
▷ 의도적
라이팅 자체도 스피킹에 도움이 되지만,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학습 효과는 달라진다. 어떻게에 대한 답이 바로 의도적으로 특정 영어를 녹여서 영어로 글쓰기이다.
그리고 특정 영어는 스피킹으로 즉각적으로 내뱉지 못하는 영어를 의미한다.
이러한 의도를 가지고 위 예시를 다시 써보았다.
I would like to mention that it (가주어) is good to live with a lover before marriage not only for checking relationship more deeply but also for saving money.
Therefore, when it comes to marriage, I believe it (가주어) is essential for (의미상의 주어) a couple to live together before marriage.
청록색 친 부분이 바로 특정 영어이다. 이 특정 영어는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피킹 차원에서는 쓰지 못하는 영어다. 이런 낯선 영어를 의도적으로 포함시켜 글을 쓴다는 점이 기계적 라이팅과 의도적 라이팅의 차이이다.
정리하자면, 의도적 라이팅이란 ① 영어로 글을 쓰돼, ② 즉석에서 말하지 못하는 영어를 의식적으로 녹여 쓰는 학습법이다.
1. Fluency 향상
라이팅을 길게 쓸수록 영어로 문장을 만들어 내는 속도인 Fluency를 높일 수 있다.
왜냐하면 결국 라이팅도 문장을 스스로 만들어 본다는 점에서 스피킹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문장을 반복해서 만들수록 그 속도가 올라가는 건 당연하다.
예를 들어, 위 예시만 보더라도 [가주어 it ~ to 부정사] 조합 규칙을 2번이나 썼다. 만약 글을 더 길게 썼더라면 이 규칙을 5번, 10번 반복해서 사용했을 것이다.
그 결과, 반복한 만큼 [가주어 it ~ to 부정사] 문장은 빠르게 만들어 낼 수 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아래와 같은 다른 여러 가지 조합 규칙도 연습하게 되므로 전반적인 Fluency를 향상할 수 있다.
1~5 형식 문장
관계대명사 / to 부정사 / 접속사
비교급 / 접속사 / 의문문
기타 알고 있는데 못 말하는 문법
경험적으로도 그렇다. 필자가 영어 스피킹을 거의 하지 못하던 시절, 이상하게 영어 에세이에 쓴 내용만큼은 그나마 영어로 말을 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라이팅에서 이미 영어 문장을 한 번 만들어 보았기 때문이다. 완전히 새로운 문장보다는 한 번 써 본 문장이 쓰기도, 말하기도 상대적으로 쉽다.
2. 다채로운 스피킹
낯선 영어를 의도적으로 반복해서 쓸수록 점점 더 친숙해진다. 처음에는 Not only A but also B를 라이팅 하기도 어렵다. 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러나 이 과정이 반복될수록 점점 이 구문을 쓰는 속도가 올라간다. 나중에는, 스피킹으로 바로 내뱉을 수 있을 만큼 친숙해진다.
그 결과, 원래는 쓰지 못했던 Not only 구문을 스피킹 할 수 있다. 좀 더 다채롭게 스피킹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다채로운 스피킹은 스피킹보다는 오히려 라이팅을 통해서 더 효과적으로 도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스피킹과 라이팅의 차이점을 살펴보자.
▷ 스피킹
스피킹 시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상대방이 기다리기 때문에 급하게 영어 문장을 뱉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필기도구 없이 머리로만 암산해서 영어 문장을 만들어야 한다.
이에 따라 두 가지 결과가 발생한다. 첫째, 이미 친숙한 문장으로만 스피킹을 하게 된다. 머리만 알고 있는 특정 영어는 문장은 만드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감히 시도조차 하지 못한다.
아래 한글을 상대방이 있다고 가정하고 가급적 빠르게 영어로 말해보자.
결혼 전 같이 사는 건 관계를 더 깊게 확인하는 데뿐만 아니라 돈을 절약하는 데도 좋다.
백발백중 맨 위 첫 번째 예시처럼 want to / also를 사용해서 말했을 것이다.
I would like to / 가주어 it~to 부정사 / not only A but also는 애초에 떠올리지 못한다. 설령 떠올린다 하더라도 적용을 못 하기 때문에 심히 버버걱리면서 말한다.
나아가, 너무 버벅대면 애초에 말하기를 포기해버린다. 정말 이 문장만큼은 말하고 싶은데, 그냥 아무 생각이 안 나서 말 자체를 꺼내지 않는다.
아니면 설명하다 도중해 포기해버린다. 문제는 향후에도 비슷한 문장 구조가 나오면 계속 포기해버린다는 점이다.
정리하자면, 스피킹만 판다면 쓰던 영어만 계속 쓴다. 스피킹에 발전이 없다. 의도적으로 낯선 영어를 쓰려는 노력을 시도조차 할 수 없다.
▷ 라이팅
반면에, 라이팅은 혼자서 쓰기 때문에 충분한 여유와 시간을 가지고 영어 문장을 만들 수 있다. 또한, 종이에 기록하기 때문에 앞 문장, 뒷 문장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라이팅은 스피킹보다 더 쉽다.
그 결과, 스피킹에서는 완성하지 못했던 문장을 완성할 수 있다. 예상 독자 여러분이라면 충분히 완성할 수 있다.
더군다나 사전의 도움을 받는다면 조금 틀리고 어색한 단어를 쓸지라도 말하고자 하는 바의 95% 이상은 누구나 이해할만한 수준으로 영어로 쓸 수 있다.
이때 그냥 무작정 쓰지 말자. 의도적으로 노력한다면 낯선 영어를 포함할 수 있다. 청록색 친 부분들은 말로만 못할 뿐이지 머릿속으로는 이미 다 알고 있지 않은가?
요컨대, 라이팅 시에는 스피킹과 다르게 거의 모든 문장을 Full sentence로 완성시킬 수 있다. 나아가, 스스로 의도만 한다면 기존에는 쓰지 않는 새로운 영어를 가지고 문장을 만들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와 같이 라이팅에서 완성해 본 문장은 스피킹에서도 말할 확률이 높다. 이미 한 번 머리를 쥐어짜서 만들어보았기 때문이다.
3. 모르는 단어 찾아보기
의도적 라이팅의 세 번째 장점은 모르는 단어를 찾아가면서 영어 문장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라이팅과 스피킹의 또 다른 차이는 스피킹 시에는 모르는 단어를 찾을 수 없다. 그러나 라이팅 시에는 모르면 천천히 사전을 찾아보면 된다.
위 예시에서 '결혼', '관계'라는 단어를 몰랐다고 치자. 라이팅을 미리 쓰지 않았다면 원어민 튜터에게 1:1 과외를 받는다 하더라도 이 단어들은 말하지 못한다.
그 자리에서 찾아볼 수도 있겠지만 첫째, 시간 낭비이고, 둘째, 무례하며, 셋째 무엇보다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일을 왜 수업 시간에 하는가?
주 1회밖에 가지 않는 스터디에서 스피킹만 해도 모자랄 판이다.
4. 할 말 준비
마지막 학습 효과로, 스피킹 전에 의도적 라이팅을 써 가면 말을 더 많이 할 수 있다.
어학원에 갔는데 그날 주제가 < What do you think about living with your lover before getting married? >라고 치자. 쇼핑, 가족, 여행 등에 관한 질문도 마찬가지다.
스피킹 학원인데 불구하고, 기껏해야 영어로 15 문장밖에 말하지 못한다. 되려, 선생님의 의견을 들으면서 리스닝에 시간을 더 많이 쏟는다.
영어로 말을 많이 못 하는 데는 2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영어 스피킹을 잘 못하기 때문에. 둘째, 영어 실력을 떠나서 단순히 주제에 대해 할 말이 없기 때문에.
할 말 없음의 문제는 인텐시브한 영어 스피킹을 막는 큰 요소이지만 간과되고 있다. 위 질문에 한국어로 말해보자. 과연 얼마나 길게 말할 수 있을까? 아니다. 준비가 안되어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학원 가기 전에 라이팅을 미리 쓰면 할 말들을 미리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어학원에 가서도 누구보다 말을 많이 할 수 있다. 버벅거리더라도 어떻게든 계속 연습을 할 수 있다. 할 말이 없으면? 애초에 노력조차도 못한다.
의도적 라이팅의 의미는 준비된 스피킹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한 번 써보고, 찾아보고, 연습해 보았다. 그래서 라이팅 내용에 대해서 만큼은 평소보다 더 잘 스피킹 할 수 있다.
만약 의도적 라이팅을 미리 쓰지 않고 스피킹만 학습하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첫째, 쓰던 영어만 반복해서 쓴다. 낯선 영어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반복해서 녹여 써야 비로소 스피킹으로도 튀어나올 수 있다.
둘째, 비슷한 맥락에서 난이도 있는 문장, 특히 긴 문장은 말을 하지 못한다. 모든 단어와 문법을 알고 있음에도 문장이 길어지면 암산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만약, 라이팅을 1번이라도 써갔으면 말할 수 있었을 것이다.
셋째, 모르는 단어가 포함된 문장은 말하지 못한다. 애초에 영단어를 모르는 데 어떻게 말을 할 수 있을까?
넷째, 할 말이 준비가 안되어 있기 때문에 스피킹을 연습하고 싶어도 인텐시브하게 하지 못한다.
바로 이 네 가지 이유 때문에 스피킹 학습 초반에는 스피킹 보다 되려 라이팅이 더 도움이 된다. 나아가, 스피킹 레벨을 막론하고 익숙지 않은 영어를 쓰기 위해서는 스피킹 전 반드시 라이팅이 선행되야한다.
의도적 라이팅을 제대로 학습했다면, 2가지 가시적인 성과를 보아야 한다.
1. 말하는 속도 향상
쓴 글에 대해서는 평소보다 최소한 2배 이상은 빠르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준비한 주제에 대해서 만큼은 외국인과 큰 문제없이 영어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여전히 말하는 속도가 느리다면? 느린 부분만 골라서 라이팅을 써보고 또 써본다. 써볼수록 쓰는 속도가 빨라진다. 이에 따라, 스피킹 속도 역시 빨라진다. 반복의 당연한 결과이다.
2. 다채로운 스피킹
준비한 주제에 대해서는 원래 잘 쓰지 않는 영어를 써야 한다.
So → Therefor
Also → In addition
A and B → B as well A
알지만 스피킹하지 못하는 영어
그러기 위해서는 라이팅 시 누가 시키지 않아도 위와 같은 영어를 녹여 쓰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의도적 라이팅을 1장, 2장, 10장, 100장 쓴다면, 그만큼 문장을 만드는 속도가 빨라질 뿐만 아니라 친숙한 문장 구조도 점점 늘어단다.
요컨대, 장기적으로 의도적 라이팅은 전반적인 Fluency와 다채로움 모두에 기여한다.
그렇다면 어느 주제, 어느 자료를 가지고 의도적 라이팅을 해야 할까? 라이팅 학습 자료는 위클리 메거진「14화. 한국에선 영어로 말할 기회가 없어서 스피킹을 못한다고?」에서 자세하게 다루도록 하겠다.
그리고 이미 자료는 예시에서 언급했다. 어학원에 다니고 있다면 다음 수업 주제가 학습 자료이다. 따로 라이팅 책을 사서 쓸 필요가 없다. 이미 하고 있는 공부에 그냥 라이팅 과정을 더하면 된다.
의도적 라이팅의 효과는 오로지 학습자의 의식적 노력에 달려있다.
같은 학원, 같은 선생님, 같은 주제에 대해 글을 쓰더라도 친숙한 영어로만 3~4줄 글을 쓰는 사람과 최대한 길게 쓰고 동시에 낯선 영어를 의도적으로 녹여 쓰는 사람의 학습 효과는 천지차이이다.
물론, 튜터가 1장 이상 그리고 관계대명사를 5번 녹여서 써오세요 라고 디렉션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이때에도, 본인이 의식적으로 노력한다면 2장 그리고 관계대명사뿐만 아니라 다른 문법 규칙도 녹여 쓸 수 있다.
실력 차이는 하루가 갈수록 벌어질 것이다.
학습 원리를 이해하고 전략적으로, 특정 의도를 가지고 공부해야 하는 이유이다. 의도는 결코 외부로부터 주입될 수 없다. 자신이 끊임없이 의식하고 투영해야 한다.
자기 주도 학습. 다들 알고 있지 않는가?
다음 글에서는 전화 영어를 예로 들어 의도적 라이팅을 직접 적용해 보겠다.
관련 브런치 글
한국에선 영어로 말할 기회가 없어서 스피킹을 못한다고? (미연재)
글쓴이 심규열 소개
100% 국내파 영어 스피커.
제대로만 한다면, 한국에서도 충분히 영어 회화되더랍니다.
3년 동안 다녀본 회화 스터디만 얼추 50개.
열심히는 했지만, 대부분은 시간 낭비.
긴 길을 빙빙 돌아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독자 여러분은 소중한 자원 낭비 없이, Fluency 80% 이상 도달할 수 있도록,
최고 효율의 영어회화 학습법을 연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