休息

별 탈 없이 이번 주는 쉬어갑니다.

by 엔조

고요한 한주, 평온한 회복


저번주 폭풍 같은 한 주를 보내고 이번 주는 정말 고요한 한주였다. 팀리더 자리에서 물러나 평사원으로 돌아왔고, 운이 좋게도 다른 브랜드의 팀리더 제안을 받아 6월 중순까지만 지금 매장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한 발짝 떨어져 바라보는 시선


내가 지녔던 부담감은 새로운 리더에게 넘어갔다. 처음엔 기존 팀리더가 나를 탐탁지 않아해 인수인계를 대충 했다고 생각했지만, 새 리더에게도 똑같은 방식으로 인수인계를 하는 걸 보며, 아, 이분은 남을 가르치는 데 소질이 없구나 싶었다. 그래서 새로운 리더분이 이래저래 고생을 많이 하셨다.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옆에서 조금씩 알려주다 보니 어느새 인수인계를 대부분 내가 맡고 있었다.


평사원이 팀리더에게 인수인계를 하는 상황이 어딘가 우스워 보일 수 있지만, 팀리더를 염두에 두고 일했던 만큼 내가 가진 노하우는 꽤나 괜찮았고, 이를 전해주는 건 떠나는 사람으로 당연하다 생각했다. 발주, 음료 제조, 기기 청소, 운영까지 많은 것을 알려드렸다.


심리적 부담이 줄어든 덕분일까. 이번 주는 정말 큰 스트레스 없이 지나갔다. 왜 요즘 사람들이 팀리더를 꺼리고 평사원으로 남으려는지 조금은 이해가 갔다. 책임은 무겁지만, 급여는 크게 오르지 않으니 일반 직원으로 남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선택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과의 소소한 만남


이번 주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많았던 한 주이기도 했다. 월요일엔 대학 친구와 세 달 만에 고깃집에서 만났다. 친구는 다이어트를, 나는 맘고생다이어트를 통해 크게 몸무게가 줄은 입장으로서, 우리 둘 다 주량과 식사량이 줄어들어 예전보다 훨씬 적게 먹게 된 걸 보며 놀랐고, 중요한 대화는 없었지만 시시콜콜한 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목요일엔 게임 모임에서 알게 된 5~6년 지기 형님을 만났다. 내가 현충일 전 목요일에 쉰다고 하니 선뜻 반차까지 써서 나와준 고마운 분이다. 나를 보자마자 살이 많이 빠졌다며 안 그래도 없는 얼굴이 반쪽이 된 것 같다고 능청스럽게 말하셨다. 우리는 수프카레를 먹게 되었는데. 나는 이전에 삿포로에서 담배 냄새에 쫓겨 불쾌하게 수프카레를 먹었던 적이 있어 먹기를 꺼려했지만, 형님이 너무 먹어보고 싶다고 하셔서 먹게 되었다. 이전과 다르게 이번에는 쾌적한 환경에서 맛있게 수프카레를 즐길 수 있었다. 매콤한 맛, 적절한 간, 느끼하지 않은 토핑까지 모두 만족스러웠다. 저녁만 먹고 헤어지기는 아쉬워 우리는 카페로 이동하였다.


치킨도 고로케도 수프카레자체도 만족


형님은 연애를 시작할 뻔했지만 성격 차이로 무산된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나는 지난주의 내 상황과 최신근황을 공유했다. 맛있는 음식과 이후의 가벼우면서도 진솔한 우리들의 대화는 그 자체로 힐링이었다.


오랜만의 영어 수업, 그리고 장어


일요일엔 2주 만에 영어 학원에 갔다. 여전히 매끄럽고 문법에 맞는 영어를 구사하는 건 쉽지 않았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산더미인데 입으로 뱉으려고 하면 그게 맘처럼 쉽게 나오지 않는다. 단어는 뭐였지. 적절한 숙어나 문장구조가 있을까. 그렇다고 해서 문장을 다완성시 키면서 대화를 하지는 않고 거의 프리스타일랩을 뱉듯이 툭툭 단어를 뱉는 방식이다 보니 문법적으로 완성도가 떨어지는 문장을 많이 구사한 것 같다. 하지만 최대한 내 마음을 전하고자 쉬운 단어들로, 그리고 적절한 숙어를 찾아 영어를 구사하였다. 문법적으로나 어휘적으로나 많이 부족하지만 내 대부분의 생각을 전달하기에는 크게 어려움이 없었던 것 같다.


수업 후엔 자연스럽게 밥을 먹으러 갔고, 모임의 리더 격인 형님이 장어를 먹자고 해서 장어집으로 향했다. 초벌 된 장어를 바삭하게 구워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대화보다는 듣는 쪽에 가까웠지만, 나는 원래 다수가 모인 자리에서는 듣는 편이라 오히려 편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더 구워지고 찍었어야 했는데라는 아쉬움이 남는 장어샷


평화의 끝, 다시 다가올 변화


이번 주는 참 무난하고 평탄한 한 주였다. 오랜만에 지인들과 근황을 나누며, 음식과 대화만으로도 행복감이 차올랐다. 스트레스도 많이 내려간 것 같다. 이제 다음 주까지만 지금 매장에서 근무하면, 다른 브랜드로 옮겨 다시 인수인계를 받게 된다. 그전까지 이 고요하고 무난하지만 평화로운 이 생활을 즐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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