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같은 세상

모두 이상한 세계

by 쓴쓴

딱 할 수 있는 만큼만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살아내야만 하는 정도로 힘을 내야 보통만큼 살아갈 수 있는 것 말고. 내가 문제인지, 세상이 문제인지, 그런 세상에 적응을 못하는 내가 잘못인지 자꾸만 비탈길을 걷는 것만 같다. 그것도, 오르막이나 내리막이 아니라 한쪽만 높은 파도의 결에서 미끄러지지 않으려 애쓰듯.


어릴 적부터 궁금증이 많았고 그래서 찾았던 게 책이었고. 그것이 습관이 돼서 아플수록, 마음에 먼지가 쌓일수록 종이에 쓰인 활자를 찾았다. 왠지 그러면 마음이 조금은 나아졌다. 모인 먼지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글자가 되고 문장이 되고 마침내 내가 되는 것을 느꼈다. 그러면 나를 그곳에 도피시켜 놓을 수 있었다. 가만히 거기에, 현실과 비슷한 세계에.


사람에게 관심을 보이는 건 나의 특징이 아니다. 정확히 하면 관찰에 관심을 보인다. 사람을 관찰하는 것. 그래서 웬만하면 관찰하는 것 정도만으로 알아채는 게 있다. 도움이 되지 않는 쓸모없는 것들이 대부분이지만 공감하는 데는 도움이 되었다. 나에게 공감은 일종의 방어기제다. 나도 너에게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증명받고 싶어, 라는 일종의 기만전술.


사람에겐 냄새가 있다. 후각으로 감지되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니라 아우라,라고 하면 비슷한 뜻이 될지도 모르겠다. 나의 시각이 읽어내는 너의 오늘은 따뜻하구나, 초조하지만 풍족하구나, 그림자 진 눈발이구나, 라는 심상을 준다. 그러다가 어느 날 나를 봤다. 검었다. 텅 비었다. 마침내 비를 내릴 것이다.


요즘은 이상한 꿈을 꾼다. 옛 사람들이 나온다. 추억은 아니고 옛 기억 정도라고 할만한 잊어버렸던 인물들이 나온다. 가끔은 나만 빼고 엑스트라가 전부인 꿈도 있는데 그게 이상하다. 이런 꿈은 드문데, 그런 꿈을 꾸면 무섭지만 고맙다. 그분들(누구인지 모르니 일단 높이고 본다)이 나를 도와준다. 이상하게 생긴 그들이 내가 이상한 세계에서 빠져나와 집으로 돌아오게 도와준다. 그러면 꿈을 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