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가
요즘 다시 잠이 늘기 시작했다. 아침에 늦게 일어나는 것도 그러고도 낮잠을 자는 것도 밤이 되면 급히 피곤해하는 것도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뜻이 아닐까.
날이 더워서 그럴 수도 있다. 내 의도, 내 마음속 깊은 갈망 때문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쉽게 속단하긴 이르다. 나의 병은 쉽게 낫질 않기 때문이다. 잠깐 떨구었던 고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나는 쉽게 놓질 못한다.
방학 동안 아무 일도 하지 않을까 봐 학교에서 제공하는 중국어 수업을 신청했다. 학부 시절 부전공으로 수강한 전적이 있어서 중급 정도 들으면 될까 싶었는데 초급과 고급 밖에 없었다. 난감했다.
고민 끝에 두 개 모두 듣기로 했다. 그러면 월, 수, 화, 목, 이렇게 일주일에 네 번 나갈 수 있다. 그러면 더 부지런해지겠지. 더 재밌어지겠지.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에 적응하느라 더 발전하겠지 생각했다.
물론 좋았다. 지금까지는 만족스러웠다. 그러나 이제는 조금 선잠에 든 듯이 아무 말 없이 고요하게 버스를 오르고 내린다. 가끔은 실제인가 아닌가 하며, 조용히 몸을 맡긴다. 버스의 진동수는 누군가 두드려주던 자장가의 손바닥과 같다.
자장, 자장, 우리 아가.
아 목이 마른다. 물 한 잔 마시고, 눈을 좀 붙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