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 '너는 우리와 다르다' 혹은 '없는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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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생각 https://brunch.co.kr/@enormous-hat/95
다섯 번째 생각 https://brunch.co.kr/@enormous-hat/100
마지막 생각 https://brunch.co.kr/@enormous-hat/107
우연히 '마녀 보감'을 몰아서 본 후에 등장인물들에 빠져 꼭 챙겨보고 있다. 소외당한 이들의 마음이 보이기 때문이다.
천한 출신이라는 이유로 울음 섞인 분노를 지닌 이가 있는가 하면 욕망에 의해 태어났기에 평생 저주를 품고 사랑하는 이들로부터 숨어 살아야 하는 이가 있다.
세상에게 버림받았다 생각하는 이는 얻은 힘으로 그 세상을 무너뜨리려 하고 이것을 막으려는 이는 모두를 구하고 무너뜨리려는 자를 품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 누구는 미쳐가는 자기 자식을 구하려 이전에 거두었던 자식을 버리고 누구는 자신의 병 때문에 오랜 기간 지켜 온 고결한 정신을 버린다.
쉽게 보면 선과 악의 이분법이나 자신을 힘겹게 지켜내는 사람들의, 그리고 자신이 사랑하는 모든 것과 모든 이가 사라져가는 현실을 겨우 붙잡으려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욕망으로 맺어진 세상 안에서 흩어져가는 일상의 요소를 나누려는 선한 마음들의 싸움이다.
옳고 그름의 기준선을 넘나드는 모호하고 안타까운 인생의 모습은 애처롭게 흔들린다. 욕망의 군상으로 폄하할 수만 없는 애절한 인생의 각본들은 보는 이를 사무치게 한다. 멀리 떨어지면 희극이라 했던 찰리 채플린 말과는 달리, 멀리 떨어져도 도리어 거리를 두어도 더 크게 사람의 마음들이 울린다.
여자 주인공이 가장 좋아하는, 하늘을 자유롭게 나는 '연'. 집을 나설 수 없는 여자 주인공을 위해 남자 주인공이 따다 준, 담벼락 너머 '홍시'. 보는 장면마다 읽히고 만다. 삶의 격정이 남긴 각 장의 지문처럼, 흔들리는 연필 자국처럼, 깊게 파인 눈물의 동심원들처럼. 마치 내가 알아오던 누구의 것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