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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트너스 Nov 26. 2022

조직문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CEO 정신교육

많은 기업들이 조직문화에 대해 고민합니다. 인재 채용을 위한 미끼로 각종 복지 혜택과 닉네임, 존칭 등을 조직문화로 선전하기도 하고, 직원들에게 적극적이고 자기 주도적인 태도를 유도하는 목적을 두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기업들이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도입하려고 고심하지만 후회하거나 철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수평적인 조직문화가 구성원들의 나태함과 더 많은 요구를 불러일으킨다고 말이죠.

심각하게 조직문화에 대해 고민하는 시기는 사내정치나 구성원 간의 갈등이 현상으로 나타나는 시기입니다. 겉으로는 화기애애하고 모두가 한 마음으로 일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사정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허다합니다. 겉이 화려할수록 멍들어있는 경우가 많죠. 조직문화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대표의 말과 행동

모든 기업은 이미 조직문화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정의하기 어려울 뿐이죠. 조직문화를 요약하면, 조직의 말과 행동입니다. ‘문화’라는 단어가 뭔가 고상하고 대단한 것이라는 착각을 일으키지만,

어떻게 말하고 행동하는지가 곧 조직문화입니다.


조직의 가장 작은 단위인 가족을 살펴보겠습니다. 가족문화는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여러분의 가족문화는 어떤가요? 가족 구성원 간에 어떻게 말과 행동을 하는지 살펴보면 됩니다. 서로에게 폭언과 폭력을 휘두르는 가정문화는 폭력적인 것이고, 서로를 먼저 생각하고 아껴주면 배려하는 가정 문화인 것이죠.

가정문화는 가정에서 가장 권력이 강한 사람이 만들어 나갑니다. 보통은 돈을 벌어오는 가장이겠죠. 가장이 아빠면 아빠의 말과 행동이 가족의 문화를 만드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가장이 엄마면 엄마의 말과 행동을 주도로 가정문화가 만들어집니다(언제나 예외는 있습니다만).

조직도 마찬가지입니다. 조직의 가장이자 돈을 벌어 나눠주는 사람, 회사의 대표가 만들어나가는 것이 조직문화입니다. 대표의 생각에서 발현되는 말과 행동이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이죠. 집에서 태어난 갓난아기나 어린아이가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가장이 만들어나가는 것처럼요. 물론 구성원 하나하나가 조직문화를 만드는데 큰 요인이긴 합니다. 하지만 그 영향력은 대표에 비하면 미미합니다. 권력관계에서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분위기가 형성되기 때문이죠. 대표의 말과 행동이 바뀌지 않는 이상, 조직문화가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뀌길 기대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얘기입니다.

조직문화가 왜 필요할까

기업이 무언가를 새로 도입하고 변화하려는 것은 기업의 비전과 목표를 달성하여, 매출과 영업이익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를 만들어내기 위함입니다. 단지 남들이 하니까, 시대가 변했다고 해서 바꾸는 건 논리가 없는 것이죠. 여전히 쌍팔년대 조직문화로 경쟁우위에 있는 기업들도 많습니다. 수평하다고 하지만 알고 보면 전혀 아닌 경우도 많고요.

회사의 비전과 목표가 명확한다면, 그에 맞는 경영전략을 세우고 수행하기에 적합한 조직문화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앞서 말했든 회사 대표의 말과 행동이 달라져야 하는 것이죠. 비전과 목표는 대표와 경영진의 생각에서 나온 것이기에, 대표의 말과 행동이 생각을 현실로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지 안 되는지 판단해야 합니다. 스스로를 객관화해서 볼 수 있는 메타인지가 높은 대표일수록 유리합니다. 기업의 대표 자리에 있다 보면 나만의 생각이 강화되고 고민에 갇혀, 시야가 좁아지면서 메타인지가 떨어집니다. 대표에게 직언을 하고, 기업을 위해 쓴소리를 내뱉는 사람들을 옆에 두기가 쉽지도 않습니다. 다른 구성원 눈에는 조직문화를 망치고 갈등을 빚어내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객관적인 시야를 갖춘 사람을 곁에 두고, 자신의 메타인지를 유지하면서 전략과 조직문화가 일치하는 말과 행동을 하고 있는지 기업의 대표는 항상 확인해야 합니다.

주변에 그런 사람이 없다면 자신의 모습을 촬영하거나 녹음하는 방법이라도 써야 합니다.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주변에서 컨설팅을 받아본 들, 컨설팅을 받을 때의 모습과 실제 조직 내에서의 모습은 또 다르기 때문에 명쾌한 피드백을 받기 어렵습니다.

조직문화라는 허상

사랑이 넘치는 가정을 만들고 싶으면, 아빠 엄마가 서로에게 사랑 표현을 많이 하면 됩니다. 앞으로 어떻게 하자라는 식의 구호만으로는 변화를 이끌어낼 수 없습니다. 기업이 나아갈 방향에 맞는 말과 행동을 일관성 있게 하면 모든 구성원들이 같은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무언가가 더 필요한 것이 아니라, 방향에 맞지 않는 말과 행동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이뤄낼 수 있습니다. 주요 경영진이 전략에 맞지 않는 의사결정을 하면서, 구성원들에게 변하라는 메시지를 던지면 구성원들의 반발심이 발생하게 됩니다. 어떤 사람이든 위선적인 행동을 보이는 누군가를 돕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불필요한 말과 행동이 많아지면 의도치 않게 위선적인 모습으로 비치게 되는 경우가 많아집니다. 우리의 조직문화를 만들어간다는 생각을 접어두고, 회사가 성장하는데 필요하지 않은 말과 행동을 하고 있는지 점검해보는 것이 먼저 해야 할 작업입니다.

조직문화는 말 자체도 어렵습니다. 두 단어 모두 관념의 언어이기 때문이죠. 조직과 문화는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눈에 보이게 만들어야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기록하고, 평가하고, 회고할 수 있는 대상으로 치환해야 합니다. 조직문화를 평가하는 것은 어렵지만, 대표의 말과 행동은 기록하여 바로 개선할 수 있습니다. 겸손함을 갖춘 대표님들이 더 크게 성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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