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래의 여자 May 29. 2020

브로크백 마운틴

영화와 단상 #1


두 남자는 산속에 있었다. 넓은 강을 끼고 있었고, 높은 산 밑으로 에메랄드 빛의 숲은 빛났다. 우연이라고 생각하긴 어렵지만 둘은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있다. 왼쪽 아이보리색 모자의 주인의 이름은 에니스이다. 최근 이혼한 그는 아내에게 보내주는 양육비 때문인지 빈주머니의 헛헛한 느낌은 익숙했다. 더 나아질 것 없는 자신의 삶에서 지칠 대로 지친듯하다. 잭은 애니스의 속마음을 알 수 없었다.  자신의 진심을 알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몰라주는 그의 행동에 짙은 갈색 모자 주인인 잭은 답답했다.

답답한 듯 두 손을 허리춤에 올린 채 잭은 소리친다.

잭 트위스트 - 우리도 잘 살 수 있었어. 우리 집도 가질 수 있었는데, 네가 싫다고 했잖아. 그래서 지금 남은 게 뭐야? 저 망할놈에 산?

고성 앞에서 에니스는 말이 없었다. 잭은 다시 소리쳤다.

잭 트위스트 - 넌 내가 가끔 만나는 친구일 뿐이지만 난 널 20년 동안 그리워했어, 자그마치 20년이라고.

에니스는 말을 버리려는 듯 뒤돌아서지만, 잭은 그의 뒤에 바짝 붙어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잭 트위스트 - 내가 얼마나 힘든지 넌 몰라.


단상

사랑 앞에 성별은 중요하지 않다. 그는 그를 그리워했고 원했을 뿐이다. 다른 것은 없었다. 권력을 원한 것도, 돈을 원한 것도 아니었다. 자신 곁에 그 한 사람만이 존재한다는 자체로 족했다. 나는 저런 사랑을 하고 싶다. 원하는 것은 없다. 그저 누군가를 원하고 내 곁에만 있어주는 그런 사랑말이다.
내 사랑 안에서 권력과 돈은 중요하지 않다. 사회적 지위와 우아한 삶은 바라지 않는다. 작은 곳에서도 깊은 대화를 하고, 좁은 식탁 위에 풍족함을 느끼는 삶을 바란다.


작가의 이전글 집콕생활은 지루할 틈이 없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