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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요셉 Oct 15. 2024

답 없는 질문이지만

호흡하며 질문하며

꼬꼬마

며칠 전, 한 공공 기관에서 강의를 했습니다.

다 마치고 강당을 나서는데 몇 분이서 내게 물었습니다.

"이 이야기의 다음을 듣고 싶은데

또 어디서 들을 수 있을까요?"

"다음 이야기는 어디서 들을 수 있을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집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상대에게 너무 무심한 답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내게는 가장 솔직했던 답입니다.

다음 이야기는 아직 내 안에 없기 때문입니다.

혼자만의 일기장에 글을 쌓아 놓고

꺼내기를 머뭇거립니다.

내 마음을 나누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머뭇거리는 이유는

질문만 있고 종종 답을 찾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거야? 결론을 말해봐.'

살아가며 이런 질문을 참 많이 받았습니다.

말을 조리 있게 못해서 일까요?

그래서 주눅이 들었던 걸까요?

아직 답이 나오지 않은 질문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가끔 두서 없이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알아듣는 편입니다.

답이 아니라 그 사람의 고민과

마음의 방향을 살피면 되니까요.

한동안 사진을 찍지 못했던 시간이 있습니다.

카메라를 들고 다니지만

내가 찍는 사진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공부를 오랫동안 하면서도

같은 질문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 때도, 대학교 때도

학교를 그만두려 한 적이 있었습니다.

내게는 학교보다 학원이 더 잘 어울릴 것 같았습니다.

답은 없고 손에 잡히지 않는 질문만 가득했습니다.

답이 보이지 않아서

빨리 답을 내놓으라고 질문하지만

답은 질문을 던질때는

알기 힘듭니다.

그런데 질문을 하고 살아가다 보면

답을 알지 못해도, 조금씩 느끼게 됩니다.

사랑이 무엇인지 아무리 물어도

답이 무엇인지 좀처럼 알지 못하지만

사랑을 하게 되면

사랑이 무엇인지 느끼게 되는 것처럼.

늘 호흡하고 있지만

숨을 쉬는 이유를 묻는 것처럼

가끔 바보같은 질문을 합니다.

이런 질문들이 일기장에 가득합니다.

질문을 계속하다 보면

질문하는 길 위에서 아버지를 조금 더 알게 됩니다.

그래서 답 없는 질문들이 내게 기도와 같습니다.

<노래하는풍경 #1599 >

#호흡하며질문 #일기장 #노래하는풍경 #m42 #meyer

#예배마치고꼬맹이들과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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