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순네 번째

먼지

by 재인


방바닥에 시시콜콜한 말들이 굴러 다니고 굴러다니는 말들로 시답잖은 놀이를 한다 방구석에 먼지처럼 떠있던 말들에 축축한 침이 닿고 입김이 닿으면 바닥에 찰싹 붙어 몸에 붙고 그 끈적한 것들은 온몸에 붙어있다 그것을 하나하나 떼어내어 공처럼 만들고 - 우리는 그것을 주거니 받거니 시답잖은 짓에 리듬을 담아

시 답잖음을 시처럼 만들고 그것들을 함께 읊어나가지 그래 우리의 시는 이와 같아서 다시금 말을 바닥의 먼지처럼 가벼이 만들고 떠다니는 그것에 입김을 불어 우리의 형상대로 만들고 - 너와 나의 침으로 빚어진 세계에서 영원이 배를 맞대고 그것을 먹고 살아가겠지 그것이 우리의 영원한 죄라면 나는 구원을 바라지 않고 이생으로 미끄러져 들어가 서로의 발치에 자리 잡고 먼지를 먹으며 살아갈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