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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흔여섯 번째

손톱

by 재인


가엾다 가렵다 등이 가려워 긁어달라는 이에게

손톱을 뭉그러뜨리며 살살 문지른다

문지르는 등으로 엷은 분홍빛 원이 그려진다

아마 거기쯤에 심장이 있을 것이다

그려지는 원처럼 피가 몸을 돌고 있을 것이다

돌다 돌다 뜨거운 숨은 공기를 맴돌고

등에 가만히 손바닥을 대본다

가엾은 생은 손바닥 안에서 뱅그르 돌고

우리의 체온은 언제까지일지 가없는 생각을 떠돈다


가엾다 가렵다

손톱을 물어뜯어 살이 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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