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금식기간 에피소드
이슬람 달력이다. 우리랑 다르게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숫자가 표시되어 있으며 빨간 날은 명절이고 노랗게 표시되어 있는 부분이 바로 라마단 기간이다. 2010년에는 8월 11일부터 9월 10일까지 한달 간 진행된다.
라마단 시기에는 해가 떠서 해가 질 때까지 식욕. 성욕을 자제한다. 근처 식당 가니까 해가 지기 전에 식당안에서 식사를 하는 건 엄격히 금지되어 있지만 포장은 가능하다고 한다. 테이블 위로 몇십개 넘게 이미 주문 포장이 되어 있네. 라마단이 이어지는 한달의 기간동안 무슬림은 자신의 삶을 반성하고, 가지지 못한 자들에 대해 생각해 보는 의미는 다진다고 한다.
에피소드 ①
동료의 경험담이다. 기내에서 한 여자 승객이 쓰러진다. 라마단 기간에는 단식으로 인해 쓰러지는 승객이 종종 일어난다고 한다. 승객이 쓰러진 경우, 캐빈크루가 해야하는 가장 일순위는 DRABC 라고 해서 Danger. Response. airway. breathing. circulation 을 체크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이렇게 묻는다.
"식사 하셨어요?"
"아니요!"
"식사하세요."
우리가 배우는 응급처치는 어쩌면 현실과 달리 적용되는지 모른다.
에피소드 ②
라마단 기간에는 해가 뜨는 시간과 해가 지는 시간이 매우 중요하다. 즉, 해가 떠있는 낮시간에는 단식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내에 탑승하고 계신 경우에는 시차를 계산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 밀서비스 중에 승객이 물어본다.
"해가 언제 집니까?"
상당히 중요한 질문이다. 배고픔을 참고있는 그대들이기에,
"이미 해가 진 걸로 알고 있습니다. 식사 준비해 드릴까요?"
승객이 망설인다. 기내 창문으로 보면 지상에서 보는 것과 달리 높은 고도에서 지평선이 내려다보이다보니 해가 완전히 진 거 같지가 않으니 말이다. 한시간 뒤에 먹어야겠다고 하신다. 종교적 신념을 존중하기에 밀카트를 밀며 지나가며니 무슬림 신자 2명도 물어온다.
"해가 진 건가요?"
확인하는 질문은 그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네. 식사 준비해 드릴까요?"
앞의 승객이 식사를 보류한다는 이유로 잠시 망설이지만, 그들은 식사를 받는다. 잠시 뒤, 식사를 보류한 첫번째 승객이 나를 조심히 부른다. ㅋㅋㅋ 물론 해는 이미 진 상태이기에 식사를 선택하고 보류하는 문제는 그 분 신념의 문제이지만 때로는 2명도 다수가 되기도 한다.
에피소드 ③
하루는 목이 말라서 슈퍼에서 나오면서 음료를 한잔 마시고 있다. 누군가가 뒤에서 경적을 울리는 거 아닌가. 도하에는 지나가는 여자들에게 경적을 울리며 시선을 끌거나 탑승을 권유하는 적이 종종 있다. 택시가 잘 안잡히는 이유로 택시 대용으로 탑승하는 경우는 있지만, 지나가는 데 경적소리를 울리는 건 상당히 실례라고 생각한다.
그 날도 경적소리에 민감해 있는데, 운전자가 창문을 열더니 한마디 한다. 이어폰을 끼고 있어 제대로 들을 수는 없고 평상시처럼 크게 개의치 않고 길을 가는데, 그 사람의 말이 들린다.
"Don't drink!"
라마단 기간이다. 지나가는 차가 경적을 울리며 경고를 한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 무슬림 나라인 카타르에서는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따라야 하는 것을 내가 익숙하지 않아 오해를 샀다. 타문화에 대한 배려는 다시한번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데 있다고 느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