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 마이 카, DRIVE MY CAR
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들면서
우리는 지난 삶에서 놓치고 온 것들을
깨닫고 후회하게 되고,
그 후회는 자신의 삶 전체에 대한 절망으로
자주 이어지면서
지금과는 다른 삶을 간절히 바라게 되는데,
이런 후회와 절망 그리고 갈망에 대해
안톤 체호프의 희곡 <바냐 아저씨>에서
소냐가 바냐 아저씨에게 들려준 위로와 인생의 깨달음을,
우리는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에서
겹겹이 변주된 이야기로 듣게 된다
소냐는 이렇게 위로와 인생의 깨달음을 건넨다.
“어떻게 하겠어요. 또 살아가야지요!
바냐 삼촌, 살아나가요.
길고 긴 낮과 밤의 연속에서 끊임없이 살아나가요.
운명이 우리에게 갖다 주는 시련을
우리 참고 견디어 가요.”
“그리고 언젠가 우리들의 때가 오면,
그땐 우리는 편하게 죽어서 무덤 저쪽에 가서
우리들이 괴로웠던 것과, 우리들이 울었던 것과,
우리들이 어려웠던 것들을 이야기하도록 해요.
그러면 하느님께서도 우리들을 어여삐 여기시겠지요.
그때는 삼촌, 삼촌도 저도 밝고,
훌륭하고 아름다운 삶을 보게 되겠지요.
그러면 우리들은 기쁨에 넘쳐서
지금의 우리들의 불행을 감동과 미소로써
돌아볼 수 있을 거예요.”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는,
러닝타임 179분 동안
‘느리게, 안단테와 라르고 중간의 빠르기’
즉 아다지오의 속도로,
바냐 아저씨와 여러 사람들의
삶의 후회와 절망과 갈망,
그리고 위로와 깨달음의 이야기를
촘촘한 플롯 속에서 변주해서 들려주는
모노가타리(物語, ものがたり)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