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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iel Apr 23. 2020

The Road to Emmaus

엠마오 가는 길, 절망에서 희망으로의 힘찬 전환

엠마오 가는  로그라인은  가지로   있다.  번째는 ‘십자가 처형  부활하신 예수님이 낙향하는  제자에게 발현한 이야기이다. 이것은 마르코 복음서에 수록되어 있는 내용으로 2개의 문장으로 간략하게 기록되어 있다.


 번째로 생각해   있는 로그라인은 ‘예루살렘에서 예수님의 십자가 처형을 목격하고 절망에 빠진  제자가, 낙향하는 길에서 예수님을 만나 이야기와 빵을 나눈  다시 예루살렘으로 돌아가는 이야기이다. 루카 복음서에 23개의 문장으로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는 에피소드로, 모든 부활 이야기들 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장 감명 깊은이야기,  엠마오로 가는  제자에 관한 이야기이다.


두 번째 로그라인에 의한 ‘엠마오 가는 길’의 시놉시스는 다음과 같다. 예루살렘을 온통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성금요일 사건으로 잔뜩 겁에 질린 예수님의 제자들 중 두 사람이, 부활 주일에 예루살렘에서 예순 스타디온, 그러니까 약 11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엠마오라는 마을로 도망치듯 가고 있었다. 그들 중 한 명의 이름은 클레오파스였다. 아마 늦은 오후였을 것이다. 두 사람은 그동안 있었던 일에 대해 말을 하고 때로는 토론을 하기도 하면서 엠마오를 향해 걷고 있었다.


이 며칠 동안 ‘거룩한 도시 예루살렘’에서는 이스라엘의 대사제들과 지도자들이, ‘행동과 말씀에 힘이 있는 예언자’ 그리고 ‘이스라엘을 해방하실 분’이라고 기대되었던 나자렛 사람 예수를 빌라도에게 넘겨 사형선고를 받게 하고 십자가형에 처하였다. 수많은 백성들이 예수를 메시아 혹은 왕이라고 환호하며 당장 예루살렘에서 하느님의 다스림을 시작할 것으로 기대하였는데, 그런 메시아가 십자가 위에서 비참하게 고난을 받으면서 초라한 죄수로서 죽음의 나락에 떨어져 삶을 마감한 것이다. 유대인들이 가지고 있던 메시아에 관한 모든 희망과는 모순되는 매우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엠마오로 가고 있는 두 사람에게 예수님의 죽음은 참담한 실패였으며 희망의 단절이었다. 그들은 환멸과 절망 그리고 넋을 잃은 듯한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이미 정오를 지난 태양이 열기를 더하면서 엠마오로 가는 길은 더욱 뜨겁고 또한 바짝 메말라 가고 있었다. 그들은 그 길을 텅 빈 듯한 표정으로 걷고 있었다. 그리고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그 길 위로 올라와 그들과 합류하였다.


예수님이 그들에게 다가와 나란히 걸으며 말을 걸어도, 마음이 무디어지고 둔감해져 닫혀 버린 그들은 식별하지 못하고 오히려 침통한 표정으로 화난 듯이 퉁명하게 대꾸할 뿐이었다. 예수님은 그런 그들에게 성자의 삶과 죽음과 부활로 완성되는 영광의 신비에 대해 설명하며 엠마오에 가까이 다다를 때까지 그들과 함께 여행을 하였다. 저녁때가 되어 가고 날은 이미 저물었다. 함께 여행을 하면서 조금씩 변화된 두 사람은 ‘저희와 함께 묵으십시오’ 라며 예수님을 초대하였다.


세 명의 여행자는 집으로 들어가 식탁에 둘러앉았다. 그리고 예수님은 ‘빵을 들어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그들에게 나누어 주셨다. 이는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처형되기 전날 밤에 열두 제자들과 나눈 최후의 만찬과 같은 성찬이었으며 또한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거행한 첫 성찬이었다. 두 제자들은 성찬의 표징을 보면서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알아보게 되지만 그분께서는 사라지셨다. 그리고 두 사람은 “우리 마음이 타오르지 않았던가?” 라며 ‘곧바로 일어나’ 예루살렘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열한 제자들을 만나 부활하신 그리스도에 대해 증언하였다.


성요셉출판사에서 출판된 루카복음서 주해서는 성찬 후에 ‘곧바로 일어나 예루살렘으로 돌아가는’ 두 제자의 마음을 헤아리기 위해, “입을 다물고 벙어리 되어 가만히 있으려니 아픔만 더욱 쓰라립니다. 마음속에 불이 타오르고, 생각할수록 불길이 솟아 나와 감히 혀를 놀립니다.”라는 시편을 인용하면서, ‘불타오르는 마음으로, 시편의 탄원자는 자신의 공허하고 분명히 무의미한 삶에 희망과 도움을 불러일으키고자 발버둥 친다’고 강조하였다. 엠마오로 가던 두 제자는,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길 위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으면서 희망이 되살아나고 첫 성찬을 통해 부활을 확인하면서, 마음이 불타오르고 ‘전에는 결코 인정하지 않았었던 그 무엇을 인정’하였다고 해석하였다.


두 제자는 자신들의 사명을 위해, 거룩한 도시 예루살렘으로 돌아갔다. 절망의 길 위에서 되찾은 희망과 확신 그리고 어쩌면 시편의 탄원자가 품었던 비탄한 마음마저 지니고 고난이 예고된 도시 예루살렘을 향해 즉시 떠난 것이다. 그들이 엠마오를 떠나 예루살렘으로 향한 시간은 밤이었다. 광야의 밤길은 추위를 무릅쓰고 가야 하는 힘든 고난의 길이다.


가장 아름답고 가장 감명 깊은 부활 이야기라는 ‘엠마오로 가는 길에서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만난 두 제자 이야기!’ 성요셉출판사 주해서에 의하면 루카 복음사가가 희랍계 그리스도인들을 향한 열정적인 호교론자이지만, 그가 단지 부활신앙 옹호와 부활 메시지 선포만을 위해 이 기사를 기록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이보다는 부활의 기쁨을 활짝 드러내어 독자들의 마음을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향한 열망으로 불타오르게 하려는 ‘한 사람의 종교적 이야기꾼 루카’의 의향, 바로 루카가 경험한 부활의 기쁨이 이 복음을 가장 아름답고 가장 감명 깊은 부활 이야기로 만들었을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나는 여기에 조심스럽게 한 가지를 보태고 싶다. 그것은 드라마다. 세계와 인생의 의미가 파괴되고 절망에 빠져 차갑게 식어버린 마음으로 엠마오로 향하던 두 젊은이가,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만나 마음이 다시 뜨거워지고 그렇게 되살아난 자신들의 열정을 자각하면서 희망으로 전환된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곧바로 일어나’ 춥고 어두운 광야의 밤길을 달려 나가, 거룩한 도시 예루살렘 그리고 자신들이 산산이 깨어져 죽을 도시 예루살렘으로 두려움 없이 돌아간 것이다.


우리는 부활절을 지나 부활 팔일 축제 기간에 기쁜 마음으로 이 복음을 읽는다.


<표지그림>

엠마오의 저녁식사 /카라바조/ 1601년
캔버스에 유화 /141 x 196 cm
내셔널 갤러리, 런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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