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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iel Jan 16. 2020

일 년 간의 스페이스 오딧세이

2018년에서 2019년으로의 移動

2017년 12월 31일 해운대 日出과
2018년 12월 31일 창밖의 日出에 대한 해석


태양은 ‘우리 은하, The Galaxy’의 가장자리에서 초속 220 km 속도로 시계방향으로 이동하면서 The Galaxy의 중심을 공전하고 있다. 지난 일 년간 태양은 약 70억 km를 이동해서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그렇다면 ‘지구’에 살고 있는 나는 지난 일 년간 어느 정도의 우주공간을 이동했을까?


지구가 태양을 공전하고 있으니 지난 일 년간 태양의 이동거리에 지구의 공전 거리를 더해보면 나는 지난 일 년간 약 79억 km의 우주공간을 이동했다. 참고로 지구를 한 바퀴 돌면 약 4만 km이고 지구의 공전 거리는 약 9.4억 km이다. 태양이 The Galaxy를 한 바퀴 도는데 약 2.5억 년이 걸리고 현재까지 태양은 15~23회 정도 공전한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지금부터이다. 지난 일 년간 지구를 이십만 바퀴 도는 거리인 약 79억 km의 우주공간을 이동하면서 나는 무엇을 하였는가?


한 가지 경이로운 사실은, 2.5억 년이라는 태양의 공전 주기를 감안할 때 나는 지난 일 년간 단 한 번도 동일한 우주공간에 머문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같은 강물에 발을 두 번 담글 수 없다’는 명제는 참이다. 쳇바퀴 돌 듯 같은 공간 안에서 지내고 있는 줄 알았는데 실은 나는 79억 km의 우주공간을 단 한 번도 동일지점을 반복해서 경유하지 않고 매 순간 새로운 공간을 이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비록 나의 감각기관을 통해 이를 감각적으로 인식할 수는 없었지만 인류의 과학적 발견과 논리적 사고가 명확하게 알려주고 있다. 삶은 경이로운 것이라고.


다시 자신에게 집중해 보자.


‘八無堂’, 재주와 덕이 없다, 뜻과 생각이 없다, 겨루는 마음이 없고 가슴속에 쟁여둔 것이 없다, 터득한 것이 없고 이익이 없다.


조선 후기 어느 고명한 선비의 겸손한 自讚이지만 2018년을 지나 2019년으로 이동하는 ‘八無堂’에게는 통렬한 탄식이다. 지난 일 년간 79억 km의 우주공간을 이동해 온 ‘八無堂’은 2018년을 어떻게 지냈을까? 얻은 것은 무엇이고 잃은 것은 무엇인가? 후회스러운 것은 무엇이고 유감인 것은 무엇인가? 혹시 ‘八無堂’은 이토록 경이로운 2018년의 79억 km 운행 속에서 多事多難도 아니고 그냥 無爲였던 것은 아닐까? 만약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내가 생각하기에 ‘八無堂’의 가장 큰 문제는 ‘뜻과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뜻이란 세상에 대한 고민이며 또한 관심이다. 생각이란 사상체계이며 세상에 대한 관점이다. 세상에 대한 관심과 관점이 없다면 나머지는 가지고 있다 한들 세상 어디에 쓸 것인가? 그래서 조선 후기의 ‘八無堂’도 ‘의당 산골에서 살아야 하지 않을까’라는 글을 남겼다.


"인생이란 그저 존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작용이 있어야 한다"  


지금도 태양은 초속 220 km라는 엄청난 속도로 우주공간을 가로지르고 있고 지구도 운동하는 태양을 공전하며 태양과 함께 우주공간을 지나가고 있다. 2019년에도 태양과 지구는 2018년과는 다른 새로운 우주공간의 70억 km와 79억 km를 이동할 것이다. 하늘의 운행이 이처럼 건실하니 2019년에도 나는 새로운 우주공간의 경이로운 여정을 누릴 것이 확실하다.


‘天行健 君子而自强不息’, 하늘의 운행은 건실하니 군자는 이를 본받아 스스로 강하게 하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 周易에 나오는 말이다.


‘自强’, 스스로 강해져야 한다. 주역의 선생님들은 自强을 陽이라고 가르치고 있다. 陽은 先行하는 것이니 이유를 기다리지 않는다고 한다. 2019년으로 이동하면서 그저 힘을 내야 한다. 이유 없이 명랑해야 하며 무서워도 용기를 내야 하고 부끄러워도 나서봐야 하고 귀찮아도 앞장서야 한다. 미운 놈도 사랑해줘야 한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고 하지만 자유도 생명도 날마다 싸워서 얻으려는 자만이 누릴 자격이 있다. 강하게 덤비거든 그 마음을 힘차게 불러일으켜라.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의 것이라고 했다.


"모든 이론은 회색이라네. 그러나 삶의 황금나무는 초록색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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