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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rgen Sep 29. 2020

이야기 보따리를 풀다 - 북아트 3

북아트 <풀다>

이야기 보따리를 풀다 - 북아트 3


이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지기까지


<요한 세바스챤 바흐> 책은 아이제나흐에 있는 바흐하우스 방문부터 시작된다. 그곳에서 찍은 사진들을 모으고, 음악 감상실에 있는 바흐 작품 안내 CD설명서를 모으고, 라이프찌히 성 토마스 교회에 안장된 바흐 묘에 있는 여러 자료 사진을 찍어왔다.

바흐 책을 만들기 위해 인터넷에서 바흐의 생애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여 작은 책자를 만들었다.

이렇게 모아진 모든 자료들을 하드커버 북 케이스 속에 함께 정리하였다. 부착할 것은 접착풀로 붙이고, 꺼내서 펼쳐 볼 것들은 칸칸이 꽂았다 뺏다 할 수 있는 파일박스를 만들어 책등에 부착했다.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계획을 짠다.


왼쪽 - 앞표지 안쪽에 붙일 자료봉투 만들기. 오른쪽 - 앞 뒤 중간 보드지를 연결한다.  풀기있는 거즈로 된 Book Spine band를 사용하여 접었다폈다 하는 부분을강화한다.

중앙 - 거즈를 바른 후 표지 안쪽을 장식종이로 마감한다


왼쪽, 오른쪽 - 자료를 끼워넣을 아코디언 파일 상자를 만든다.

중앙 - 먼저 만들어놓은 봉투에 CD를 끼워놓은 모습.


표지는 바흐 초상 엽서를 넣기 위해 창을 낸다.

엽서가 보일만큼 잘라내고 엽서를 넣으면 가장 간단하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두드러지는 것이 싫기 때문에 귀찮은 작업 과정을 거친다.

겉표지를 만드는 과정. 보드지는 뒷표지용으로 2mm짜리를, 앞 표지용으로는 1mm짜리 두 장을 겹쳐서 사용한다.  안쪽으로 접은 모서리가(위 그림) 두드러지지 않기 위해 네 모서리 모두 메꿔준다.

앞 표지용 1mm보드지 한 장은 위의 그림에서 테두리를 안으로 접어놓은 까만선과 같은 크기로 잘라낸다.

그리고 그 자리에 엽서를 놓고 나머지 한장 1mm보드지를 접합하면 그림 창이 전혀 두드러지지 않고, 창의 경계선도 안으로 접혀있어서 칼로 자른 단면이 아니라 훨씬 더 고품격 액자 프레임이 된다.




 바흐 도시의 사진들.

아이제나흐 바흐하우스 외부 내부 모습.


라이프찌히 성 토마스 교회 외부 내부 모습 / 왼쪽, 중앙은 바흐 묘소.


바흐 자료모음 책, 그 순서(56쪽 책)

JohannSebastian Bach

바흐의 생애 ---—————   06                   

바흐의 도시 ---------------   09

바흐의 유산 ---------------   29                   

BWV -----------------------  30

바흐의 가족 -------------- - 31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 34

마태오 수난곡 ------------  35                    

요한 수난곡 --------------- 38

미사곡 --------------------  39                   

무반주 첼로 모음곡 ------  42

골트베르그 변주곡 -------- 47                   

푸가 ---------------------  - 48


바흐의 도시




북아트 협회와 북아트 쟝르에 대한 생각


서울 국제 도서전 북아트 전시회.

해마다 방문을 하였더니  낯익은 부스들이 제법 많았다. 안면 익히고 아는 작가들도 몇몇 만났다. 열정이 식지 않고 꾸준히 북아트 작업을 이어가는 그 분들이 존경스럽다. 출품작들은 너무나도 훌륭하여 손 무딘 나로서는 주눅이 들 정도였다.

여러 북아트 협회들이 참여했는데 분산된 부스 배치는 일렬로 주욱 늘어서도록 배치된 작년보다 한결 자연스러웠다. 작년엔 한면에 일렬로 배치된 각각 북아트 협회들이 마치 무슨 협회 콘테스트를 하는 것 같아 보기에 어색했었는데, 금년엔 그런 느낌은 없었다. 


이런 생각들을 했다.

이 여러 곳의 협회들이 하나로  뭉쳐 머리를 맞대고 궁리한다면 북아트의 위상을 격상시킬 방법도 나올 것이라는 생각. 후학을 양성함에 있어서도 좀 더 체계적인 교육기관이 구체화될 수 있고, 그곳에서 배출된 북아트 연구자들이 나갈 길도 활짝 열리게 될 것이라는 생각. 노력과 실력에 비해 너무나도 헐값인 각종 문화센터의 강사보다 한결 더 대우를 좋게 받을 수 있는 일자리, 부업이 아닌 생업으로 종사할 수 있고, 전문가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을 협회에서 팔 걷어부치고 열어줘야 한다는 생각. 


 <사단법인>이라는 말에는 원래 권리행사 뿐 아니라 의무도 포함되어 있음이 분명하다.아무리 비영리 법인이라 할 지라도 의무는 있다. 사단법인을 세웠을 때는 그만한 결의도 있었을것이다.

<협회>라는기구는 단순한 동호회나 동우회 같은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취미와 취지가 같은 사람들이 모여 작품활동을 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된다고 본다. 공식적인 기구로서 책임감도 느낄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 이름이 마치 한국을 대표하는 듯한 <한국> <코리아>처럼 거국적인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면 더구나 그에 걸맞는 어떤 역할에 기대를 건다. 


2013년 서울 국제 도서전 참여 북아트 협회들


서울 국제 도서전은 명실상부 <국제> 전시회이다. 아무리 외국 관람객이 적어도 타이틀 자체가 국제전시회인 것이다. 위 사진을 보면 타이틀이 한국과 코리아로 서로 다름을 우리는 잘 안다. 그러나 그 아래 영문으로 표기된것은 아무래도 어색하기만 하다. 부스 배치를 달리 했으면 모를까 이렇게 나란히 두었으니 더욱 그렇다. 같은 영문 타이틀을 다만 띠어쓰기로 구분했을 뿐인 것이 안타깝다. 

분산된 여러 협회들이 통일된다면 국가에서 문화융성을 외치는 시기에 북아트도 문화 예술의 한 부분으로 어떤 후원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상설 전시장을 마련해준다든지, 공공 도서관에서 소장품으로 구매하는 길을 열어준다든지,국가 공식적인 전문 교육기관을 세워준다든지, 국가 공인의 콘테스트를 개최한다든지...


협회들은 어떤 운영 철학을가지고 있는지 협회에 가입하지 않은 나로서는 아무 것도 모른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그래서 이렇게 아무얘기나 할 수 있기도 하다.

초기의 홍보와 보급단계는 이미 지났다. 북아트 붐이 일어났고, 겉치례만큼 그 내용도 성숙한 단계에 이르렀다. 이제는 입지를 굳히는 방법을 모색할 때이다. 그럴 시기를 이미 게으르게 지나가고 있는 것 같아서 참 안타깝다.

북아트를 단순한 기능이 아닌 예술로서 인정받기 위해서 해야할 일들을 협회에서 머리 싸매고 연구해야 할 것이다.

이번 전시 출품작에는 아주 훌륭하게 만든 Altered Book 스타일과 Book Sculpture 스타일이 여러점 눈에 띄었다. 많은 작품들이 입체적인 비쥬얼에 치중했다는 느낌도 받았다. 많은 Book Object들을 보면서 우리나라에서 대세인 오브제로서의 북아트를 실감했다. 일일이 펼쳐서 그 내용을 볼 수 없으니 책 내용보다는 겉모습인 입체성만 기억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몇 부스를 돌다보면 북아트 장르는 <설치 미술>인가 하는 생각도든다.


북아트 담론에서 항상 빠질 수 없는 것을 또 이야기 해야겠다.

많은 공책이나 앨범들이 정말 훌륭한 작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바인딩의 아름다움과 그 솜씨를 보여줬다. 그런데 왜 빈 노트를, 빈 앨범을 굳이 책이라고 하는지 알 수 없다. 문구류(Fancy Stationery) 성격이 분명한데도 굳이 책이라고 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

메시지 전달은 책이 지닌 생명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하다.

그런데 아무런 메시지의 전달도 없이 그냥 비어있고 바인딩의 기법이나 표지의 예술성만 보여주는 것은 문자 그대로 공책空册일 뿐이다. 공책에도 <책>자가 들어가는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어쨌든 북아트의 저변 확대는 많이 이루어졌으니 이제는 그 정체성을 확립하여 작가들이 예술가로서의 긍지를 가질수 있으면 좋겠다. 협회에서는 북아트로써 생업이 가능한 수익모델을 연구하여 전업 북아트 작가들이 안정된 예술활동을 할 수 있도록 머리를 싸매고 연구하면 좋겠다. 


사족;

내가 단체에 속하지 않았다고 협회에 딴지거는 것은 아니다. 나는 정말 북아트를 좋아하고, 오래도록 북아트 작업을 통하여 내 삶을 표현하고자하는 사람으로서 북아트에 대한 깊은 생각을 썼을 뿐이다.




책 만드는데 필요한 재료들을 사는 온라인 숍 주소들이다.


국내에서 구입할수 있는 것들은 굳이 외국 싸이트에서 살 필요가 없다.

예를 들자면 네델란드산 책 제작 도구들은 국내의 bindingmall에서 구입하면 된다. 구입하는 시점에  따라서 국내 가격이 더 싼 경우도 많다. 환율변동의 영향, 운송비를 따져봐야 한다. 이미 라이선스 계약을 한 상태라서 개인별로 팔지도 않는다.


아래는 주로 내가이용하는 미국 영국의 온라인 숍.

http://store.falkiners.com/store/

http://www.edenworkshops.com/

http://www.talasonline.com/ 

http://www.hollanders.com/


이곳에서는 주로 북아트 도구와 재료 전반적인 것들을 구입한다. 미국달러가 약세인 때는 미국상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물건 값에다 운송비와 세금이 더 붙는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계산해야 된다.

결과적으로는 소모품은 엄청 비싼 격이 되고, 오래도록 사용할 수 있는 도구는 그런대로 구입해 둘만하다.

마블지는 국내에서 구입하기가 어려워 외국에서 사지만 값이 너무 비싸서 마음놓고 사기는 어렵다.


아래는 독일과 네델란드 온라인 숍인데 한국까지 배송 주문은 해보지 않았다.

유럽에 출장가는사람이 묵을 주소지에 미리 구매 주문을 해두고 그 사람이 받아서 귀국할 때 가져오도록 했다.

http://www.buch-kunst-papier.de/ 

http://www.boektotaal.nl/ 이 싸이트는 영어버전이 있으므로 편리하다.


종이는 주로 아래 싸이트에서 산다.

http://khadi.com/ 

http://www.paper-source.com/ 


접작제로 사용하는 PVA와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운 종이들을 구입하느라고 일년에 몇 번은 주문을 한다.

홍콩에는 소호에 있는 숍 papirus와 prints, 그리고 紙品天紙에서 북아트, 북바인딩 재료들을 구입한다.  쇼핑의 도시 홍콩에서도 내가 눈을 크게 뜨고 찾는 곳은 종이가게이고, 걸리지 않을 만큼 사오는 것도 또한 북아트 재료들이다.



다음글은 나를 풀다 - 자화상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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