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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휘은 Mar 19. 2023

저자 소개

나의 운동 콘셉트

 운동의 본질은 무엇일까? 어떤 목적으로 운동을 하든지 간에 목적을 더 확실하고 바르게 성취하기 위한 방향성이 무엇일까? 왜 어떤 사람은 오랜 시간 동안 운동을 했는데도 체력에 변화가 없을까? 그뿐만 아니라 운동을 할수록 몸이 좋아지기는커녕 아파오기 시작할까? 가령 그가 달리기로 운동을 할 때 희한하게 한쪽 무릎만 아프다. 한 다리로만 뛴 것이 아닌데도 한쪽 다리의 무릎만 아프다고 한다. 그는 ‘원래’ 이쪽 무릎이 약하기니까 그런 것일까? 아픈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일까? 반대로 어떤 사람은 운동을 반복할수록 몸이 단련된다. 근육뿐만 아니라 관절도 좋아진다. 후자는 젊고 몸과 운동신경이 좋은 사람이어서 그랬을까? 전자는 그 반대여서 그랬을까? 나는 이 물음에 대해서 답을 찾았다.


 직장에서 같이 근무하는 동갑내기 코치가 최근에 크로스핏 교육을 받고 왔다. 그 코치가 교육에서 받았던 내용을 나에게 얘기해 줬다. 그 코치에게 들었던 얘기 중에서 기억에 남았던 교육 내용은 크로스핏의 콘셉트이었다. 크로스핏은 다양한 동작을 할 수 있는 능력과 체력을 두루두루 배양하는 것이 크로스핏의 콘셉트이다. 달리기, 수영, 자전거, 역도, 체조, 이 외에도 여기에 적지 못하는 여러 종류의 운동이 크로스핏에서 하는 운동이다. 체력도 10 가지 요소로 나눠서 강화한다. 근력, 심폐지구력, 파워, 스피드, 협응력, 민첩성, 유연성, 균형감각, 정확성, 스테미너가 있다. 이 중에서 하나를 탁월하게 배양하기보다는 두루두루 배양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그리고 크로스핏은 과제중심적으로 운동을 한다. 예를 들어서 역도 동작 중에 인상(snatch)이라는 동작이 있다. 인상은 바닥에 놓여 있는 바벨을 머리 위로 한 번에 드는 동작이다. 두 번에 나눠서 드는 동작은 용상이라는 동작이다. 역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번외이기 때문에 설명은 여기까지만 한다. 어찌 됐든 인상이라는 동작으로 바벨을 머리 위로 들면 크로스핏에서는 체력으로 인정한다. 못 들면 인정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틀린 말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나는 이 교육내용을 들으며 내가 생각하는 운동에 대한 콘셉트와 크로스핏이 생각하는 운동에 대한 콘셉트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크로스핏에서는 어떤 자세로 인상을 했는지 간과하기까지는 아니지만 운동에 중점을 주어진 과제를 수행한 것에 둔다. 나의 생각은 그와 정반대이다. 나의 생각은 인상이라는 과제를 수행하는 것에 대해 간과하지는 않지만, 중점을 자세에 둔다. 나는 과제수행에 내재된 가치보다 자세에 내재된 가치가 더 높다고 평가한다. 운동을 할 때에 자세를 신경 쓰며 운동을 해본 적이 있는가? 있다면, 자세에 신경 쓰면서 운동했을 때가 자세에 신경 쓰지 않고 운동했을 때보다 조금 더 힘든 정도가 아니라 많은 차이로 힘들어지지 않았는가?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단순히 신경을 더 썼기 때문일까? 힘들어진 이유는 자세에 신경 쓰지 않았을 때보다 근육을 더 사용해서 자세를 통제했기 때문이다. 단순한 이유라고 생각하여 이 대목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 않기를 바란다. 이 대목에서 운동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다. 당신이 운동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체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하는 것인가? 그렇다면 운동을 통해서 근육의 유연성, 근력 등 체력의 요소가 강화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자세가 어떻게 되었든 간에 인상이라는 과제를 수행하기만 하면 체력이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하는가? 그렇다면 왜 이 막연한 기대에 보답으로 체력은 단련되지 않고 몸은 다치기를 반복하는가? 인상이라는 동작을 할 때에 어떤 자세로 동작했느냐에 따라 쓰이는 근육이 변하기 때문이다. 즉 같은 과제를 수행했지만, 몸의 변화는 다르다. 이뿐만 아니라 체력은 근육의 길이의 변화량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통제되지 않는 자세에서는 근육의 길이가 제어되지 않기 때문에 확실한 체력 강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과제 수행에 중점을 둘지 자세에 중점을 둘지는 선택의 문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무엇을 우선순위에 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과제수행에 초점을 맞추면 처음에는 과제수행력이 좋아진다. 그렇지만 이내 몸은 점차 손상되기 시작한다. 근육으로 제어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동작들이 잦아지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장기적으로는 과제수행력마저도 나빠진다. 반대로 근육으로 제어할 수 있는 범위에서 과제수행을 시작하면 단기적으로는 과제수행력이 나빠진다. 하지만 이는 곧 단기적인 현상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운동이 반복될수록 과제수행력의 상승곡선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곡선은 반드시 과제수행의 우선을 두었던 방식을 추월한다. 그리고 이 순서야말로 운동의 본질을 이해한 방식이다. 운동의 본질은 신체를 단련시키는 것이다. 과제수행력 상승과 신체를 단련시키는 것에 교집합은 존재하겠으나 등호는 될 수 없다. 등호가 되기 위해서는 ’ 자세가 통제된 과제수행력 상승=신체 단련‘으로 바뀌어야 한다. 결국 내가 생각하는 운동에 대한 콘셉트는 ‘어떤 과제가 주어졌을 때 몸을 통제하며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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