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휘은 Jun 28. 2023

점프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앉아야 한다.

통증과 부상

나는 근 몇 개월 동안 운동하면서 발바닥 통증, 견갑거근 통증, 어깨 충돌증후군, 허리 및 승모근 부상이 있었다. 부상과 통증이 생겼을 때, 나는 걱정하지 않았고 지금보다 더 나아지기 위해서 필히 겪어야 하는 과정이라고 확신했다. 이 확신은 부상과 통증으로 인해 내 마음이 동요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한 자기 암시가 아니다. 나에게는 확신에 근거가 있었다. 결국 나의 예상대로 이 통증과 부상을 계기로 나는 동작 방식이 더 좋아졌으며 몸은 더 유연해졌고 체력도 더 좋아졌다. 그리고 통증과 부상도 사라졌고, 이후 단 한 번도 통증과 부상이 반복되지 않았다.


나열한 통증과 부상은 더 나은 동작 방식으로 운동을 하고 지금까지 해왔던 운동보다 더 높은 수준의 운동을 하려고 했을 때 생겼다. 만약 내가 그렇게 하지 않고 기존에 하던 방식과 노력만큼 운동을 했다면 생기지 않았을 통증과 부상이다. 구체적으로 위에서 설명한 더 높은 수준의 운동이 어떤 운동인지 소개를 하자면, 그 운동은 ’역도‘다. 역도는 무거운 무게의 바벨을 빠르게 머리 위로 들어야 하는 운동이다. 따라서 근력도 중요하지만, 정확한 자세가 중요한 운동이다. 근력이 충분하더라도 동작이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면 바벨을 머리 위로 들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부상의 위험이 큰 운동이다.


어쨌든 나는 역도를 더 안전하고 완전하게 할 수 있도록 더 나은 동작 방식을 찾아 몸에 적응시키기 시작했다. 기존의 동작 방식으로는 역도를 제대로 할 수 없었기 때문에 동작 방식에 개선이 필요했다. 위에서 설명했던 것처럼 나는 동작 방식을 개선시키는 과정에서 통증과 부상이 생겼다. 그런데 여기서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나는 내게 생긴 통증과 부상을 더 나은 동작 방식으로 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필연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필연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내가 기존에 움직였던 동작 방식과 다른 방식으로 몸을 움직이면서 관절 결합조직이 새로운 동작 방식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통증과 부상이 생겼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동작 방식은 단기간에 바뀌고 적응할 수 있지만, 그에 비해 관절 결합조직은 단기간에 바뀌고 적응하지 못한다. 또한 기존의 동작 방식에서 부하를 덜 받거나 안 받았던 근육, 힘줄, 인대에 새로운 동작 방식에서는 부하가 가해질 수 있다. 따라서 동작 방식이 바뀌면 이곳저곳 근육이 아프다. 좋은 소식은 결국 새로운 동작 방식에 관절 결합조직이 적응한다는 사실이다. 적응하고 난 뒤에는 처음에 발생한 통증과 부상이 반복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나는 이 과정을 통해 동작 방식이나 체력뿐만 아니라 운동에 대한 안목도 좋아졌다. 통증과 부상은 새로운 영역을 열어주는 열쇠였다. 이런 경험을 반복하다 보니 나는 이제 대범하게 해보지 않은 것들을 시도하려고 한다. 전에는 해보지 않았던 행동을 하면, 새로운 결과를 얻는다. 그러나 그 새로운 결과가 나에게 긍정적이기 위해서는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통증과 부상이 나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근거가 있어야 이 상황이 긍정적일 수 있다.. 제아무리 나에게 도움을 주는 새로운 결과물이 나왔다고 하더라도 내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있는 판단능력이 없다면 그 결과는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다. 예를 들어서 내가 새로운 동작을 해보다가 다쳤다고 가정해 보자. 다쳤을 때 왜 다쳤는지 객관적인 평가를 할 수 없으면 그 부상은 부상으로 끝난다. 부상이 부상으로 끝난 것은 나에게 해만 끼친 것이다. 하지만 부상을 분석해서 수정된 동작을 했을 때 개선된 모습이 한 가지라도 있었다면 그 부상은 내게 성장의 발판이 되어준다. 부상에도 좋은 부상이 있고 그렇지 않은 부상이 있는 것이다. 좋은 부상은 나를 성장시키고 그렇지 않은 부상은 부상으로 끝난다. 정리하자면 제아무리 나에게 도움이 되는 상황일지라도 판단능력이 없으면 나에게 유익이 없다. 기준을 갖고서 해보지 않은 시도를 하고 그에 따라 나타난 결과를 분석해야 한다. 그렇다면 통증이나 부상마저도 내게 유익이 될 수 있다.


오해하지 말아야 할 점은 나는 통증과 부상을 예찬하지 않는다. 우리는 통증과 부상을 늘 주의해야 한다. 다만 운동을 하다가 통증과 부상이 생겼을 때, 도약의 발판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소개하고 싶었다. 또한 아주 조금만이라도 적극적으로 운동을 하면 좋은 점을 소개하고 싶었다. 주의할 점은 전보다 적극적으로 운동을 할 때는 나의 수준보다 조금 높여서 시도해야 한다. 나의 수준을 훨씬 웃도는 운동은 하면 안 된다. 지금까지 소개한 통증과 부상과 다르게 병원치료나 수술을 받아야 할 정도로 큰 통증과 부상일 수 있다.


점프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앉아야 한다. 다리를 굽히지 않고서 뛰어오를 수 없다. 통증과 부상을 통해서 새로운 통찰을 얻고 도약할 수 있다면, 통증과 부상에도 긍정적인 면이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통증과 부상은 내가 운동한 결과이다. 통증과 부상이 발생한 원인을 분석하고 수정하면 더 나은 운동을 할 수 있다. 더 나은 운동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아주 조금은 대범하게 운동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작가의 이전글 운동의 근본적 가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