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서기
트레이너로써 일을 하다 보면, 오랜 기간 동안 PT를 받았어도 혼자서는 운동하지 못하는 분들을 어렵지 않게 뵙는다. 가까이서 그분들의 말씀을 들어보면 저마다 이유가 있다. 물론 운동을 꼭 혼자서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혼자서도 운동할 수는 있어야 한다. 혼자서도 운동을 할 수 있도록 PT를 받는 것이 적합한 태도라고 생각한다. 혼자서도 운동할 수 있는데 PT를 받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다. 이런 태도가 PT를 받는 순간에도 운동효과를 높여주고 운동이 즐거울 수 있는 이유가 될 수 있다.
배움은 홀로서기 위한 것이다. 값비싸고 질 좋은 수업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나중에 홀로 설 수 없다면 그 수업의 가치는 낮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배움은 홀로서기 위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홀로서야 하는 이유가 경제적인 이유는 아니다. 홀로 서려고 하거나 홀로서기를 했을 때야 말로 내가 성장하기 때문이다. 홀로 섰을 때의 실력이 나의 실력이다. 즉 혼자 하는 운동이 나의 실력이다. 트레이너가 시켜주는 운동은 나의 실력이 아니라 트레이너 실력이다. PT를 통해서 좋은 방법과 기술들을 경험하고 그것을 스스로 체득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PT를 받는다면 하루 운동량을 채우는 수업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한 PT가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에게 가장 효과적인 운동, 운동량, 운동강도, 운동빈도는 어떤 훌륭한 강사가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찾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나에 대해서 가장 잘 알고 알 수 있는 사람은 나 자신이다. 흔히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라고 하지 않는가? 그 속도는 내가 찾을 수 있다. 강사가 알려주는 것들은 그 속도를 찾기 위한 하나의 아이디어일 뿐이다. 지금은 누군가에게 배우고 있더라도 어느 지점에서는 내가 나의 트레이너가 되어야 한다. 내가 나의 트레이너가 되었을 때에도 배움은 지속될 수 있다. 나에게 더 나은 트레이너가 되기 위해서 말이다. 그렇게 배움과 성장이 반복되는 내가 가장 좋은 트레이너다.
트레이너와만 운동을 하시는 분들이 계신다. 혼자서는 운동을 하지 않으신다. 운동을 혼자서 하는 것이 재미없어서 그러시는 분들도 계시긴 하지만, 혼자서는 제대로 운동할 줄 모르기 때문에 운동을 트레이너와만 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생각한다. 여건이 충분하여 평생토록 트레이너와 운동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여건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나의 실력을 키울 생각은 하지 않고 그저 트레이너가 시키는 대로 운동만 하는 것이 좋은 생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트레이너와 운동하면서 자연스럽게 실력이 키워지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나의 실력을 키우고자 하는 태도와 생각을 가지지 않는다면 오랜 기간 동안 운동을 지도받았어도 실력이 크게 늘지 않는다. 트레이너와 운동을 하는 도중에 혼자 운동해 보면 알 수 있다. 트레이너와 운동했을 때보다 운동강도가 낮거나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면 운동을 지도받은 것만큼 실력이 늘지 않았다는 뜻이다.
나에게 가장 좋은 트레이너는 결국 나 자신이라는 사실을 안다면, 현재 수업을 받아서 운동을 하고 있든 혼자서 운동을 하고 있든 운동의 능률이 오르지 않을까 생각한다. 가장 좋은 트레이너는 나라는 사실이 좋은 마음가짐이 되기도 하지만, 실제로도 그렇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