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성 운동과 편측성 운동
런지뿐만 아니라 스쾃도 좋은 운동이다. 그러나 스쾃을 막연하게 좋은 운동이라고 여겼다면 당신을 스쾃을 오인한 것이다. 나는 런지가 스쾃보다 좋은 운동이라고 하려는 것이 아니다. 스쾃과 런지를 예로 들어서 양측성 운동과 편측성 운동에 대해서 설명하고 양측성 운동의 역설적인 특징과 편측성 운동의 장점에 대해서 설명하려고 한다.
양측성 운동은 양팔이나 양다리로 운동하는 것을 뜻한다. 스쾃은 양다리를 바닥에 지지한 채 운동을 하기 때문에 양측성 운동이다. 반대로 편측성 운동은 한 팔이나 한 다리로 운동하는 것을 뜻한다. 명백하게는 런지도 양다리로 운동하지만, 양다리를 교차하여 한 다리를 중점적으로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여기서는 런지를 편측성 운동이라고 하겠다.
양측성 운동을 걸핏 보기에는 양팔이나 양다리로 운동하기 때문에 양쪽이 같이 운동되기 때문에 좌우 대칭을 맞출 수 있는 좋은 운동일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그 반대인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애초에 좌우 대칭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경우에 오른손잡이가 왼손잡이처럼 왼손을 쓰기 어렵고, 왼손잡이가 오른손잡이처럼 오른손을 사용하기 어렵다. 칫솔질을 생각해 보면 이해하기 쉽다. 주로 오른손으로 칫솔질을 한다면, 왼손으로 칫솔질을 했을 때 칫솔질을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칫솔질이 어색하다. 칫솔질의 방향 차이로 인해서 왼손으로 칫솔질하는 것이 어색한 것도 있겠지만, 왼손을 자주 사용하지 않다 보니 왼손을 오른손보다 잘 움직이지 못하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또한 자주 사용하는 쪽의 팔과 다리일수록 힘이 좋고 유연하다. 이렇듯 좌우를 동일하게 움직이지 못하는 사황에서 양측성 운동을 하면 좌우 비대칭이 심화된다. 좌우 비대칭이 심화된다는 것은 특정 부위에 더 많은 힘을 반복 사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여러 문제를 일으킨다. 첫 번째 문제는 다친다. 특정 부위에 과도한 부하가 발생하여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되고 그 긴장 상태가 유지되는 경우 근육통이나 근막염 등의 근골격계 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두 번째 문제는 체력과 기능이 약화된다. 불균형의 심화로 인해서 몸의 균형감각이 감소하고, 자세나 움직임에서도 불균형이 발생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움직임의 효율이 떨어지게 되면서 체력과 기능의 약화로 이어진다. 세 번째 문제는 특정 부위에서 발생했던 손상이 확장된다. 처음에는 많이 사용한 근육에서 손상이 발생하지만 이후 근육뿐만 아니라 인대나 힘줄, 관절과 같이 다른 결합조직에도 손상이 생길 수 있다. 정리하자면, 우리는 좌우를 비교했을 때 비교적으로 자주 그리고 잘 사용하는 쪽이 존재하는데, 양측성 운동은 이 좌우 격차를 나도 모르게 심화시킨다는 것이다.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반복한다면 결과적으로 다치기까지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모두는 편측성 운동으로 좌우 균형을 맞춰갈 필요가 있다.
편측성 운동으로 좌우 균형을 맞출 때에 중요한 점은 단순히 약해진 쪽에 근력을 키우기 위해서 편측성 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양측성 운동은 분명히 양쪽을 같이 사용하는 운동인데도 불구하고 비대칭이 심화되는 이유가 근력의 차이 때문에도 있지만 좌우의 동작 방식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동작 방식의 차이로 인해서 좌우를 사용하는 감각이 다르다. 편측성 운동으로 같은 운동을 해보면 좌우의 느낌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이유는 동작은 같지만 근육을 다르게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문을 밀 때, 오른팔은 어깨보다는 비교적 팔꿈치의 힘으로 밀고 왼쪽 팔은 팔꿈치보다는 비교적 어깨의 힘으로 밀고 있는 예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동작이 크게 다르지 않아도 실제로 미는 힘의 주체는 다를 수 있다. 하나의 예시를 들었지만, 이처럼 좌우의 동작 방식에 차이가 있는 경우가 있다. 물론 누구는 좌우의 동작 방식이 같을 수 있다. 그러나 한 번쯤은 좌우의 동작 방식을 유심히 관찰해 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다. 중요한 이 사실은 좌우 비대칭을 인지하기가 양측성 운동으로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편측성 운동을 해야 한다. 편측성 운동이 좌우의 감각을 비교하며 인지할 수 있어서 좌우 비대칭을 개선할 수 있다는 데 양측성 운동보다 큰 도움을 준다.
나는 좌우의 근력의 차이가 감각의 차이로 인해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근육은 내가 지금까지 어떻게 움직였는지 알 수 있는 결과물이다. 어떤 근육은 뻣뻣하거나 유연하고 다른 어떤 근육은 힘이 좋거나 약하다. 그 이유는 지금까지 그 근육이 그렇게 되게끔 내가 사용한 것이다. 내가 인지했든 하지 못했든 말이다. 개선을 위해서는 인지가 먼저 되어야 한다. 그 인지에 편측성 운동이 적합하다.
양측성 운동이든 편측성 운동이든 몸이 움직이고 어떤 근육들이 사용되고 있는지 느껴보면서 운동하는 것은 중요하다. 나는 스쾃보다 런지를 먼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감각 인지’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운동효과 중에 하나는 몸의 감각을 키우는 것이다. 살을 빼고 근육을 키우기 위해서 운동하는 것도 좋지만, 운동을 통해서 감각을 키워 내 몸에 대한 통제력과 인지력을 키워보는 것도 좋은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