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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휘은 Dec 22. 2022

당연한 것을 의심하라

획일화에서 벗어나 나만의 운동을 만들자

당신은 포도를 사서 먹고 있다. 그런데 포도알은 버리고 포도껍질을 당연하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먹고 있다. 이유는 당신이 포도를 먹을 때 포도껍질을 먹으라고 배웠기 때문이다. '포도알을 먹으면 안 되나?'라는 합리적 의심도 해보지 않았다. '포도를 먹을 땐 포도껍질을 먹어야 되구나'라고 막연히 수용했을 뿐이다. 이처럼 의심하지 않고 포도껍질을 먹는 것은 획일화된 운동을 하는 것과 같다. 획일화된 운동은 운동을 맹목적으로 따라 하게 한다. 그럼으로써 운동은 단일화된다. 그리고 자신의 주체성을 잃는다. 그 예로써  '스쿼트를 10 번씩 3 번하라'가 있다. 이것이 획일화된 운동인 이유는 개인마다 몸상태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10 개씩 3번 하라'는 평균적인 운동강도를 지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운동강도를 설정할 때 몇 번 반복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동작을 크게 하느냐도 중요하다. 즉, 스쿼트를 할 때 얼마나 깊게 앉아야 하느냐에 대한 물음의 부재도 있다. 더 나아가 동작을 한 번 반복할 때 어떤 자세로 동작했느냐에 따라 신체가 강화될 수도 있고, 몸이 상할 수도 있다. 어떤 운동을 몇 번 반복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이 요소들을 배제한 채 단지 스쿼트 10 개씩 3 번 하라는 것은 무책임한 안내이다. 이 사실을 모른 채 획일화에 따른다면, 열심히 운동하나 결과가 몹시 미미하고 몸이 점점 상해 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을 참고하면 개인에게 필요한 운동과 획일화된 운동과의 차이점을 비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비교한 것을 가지고 자신에게 더 필요한 운동을 찾을 수 있다. 포도알을 먹어야 포도맛을 제대로 알 수 있는 것처럼, 개인에게 맞는 것을 찾아 다양화된 운동을 할 때에 운동의 진미를 경험할 수 있다.


획일화에서 벗어나기 위한 첫 번째는 근육을 사용하는 순서부터 배워야 한다. 일에 순서가 있듯이 근육을 쓰는 것에도 순서가 있다. 그 순서는 근위부 근육을 먼저 사용하고 원위부 근육을 사용하는 것이다. 근위부는 몸 중심부에서 가까운 부위를 뜻한다. 우리 몸 중심부는 척주다.(흔히 아는 척추는 척주뼈의 작은 단위이고, 척주는 전체를 뜻한다) 원위부는 근위부보다 비교적 바깥쪽에 있는 근육이다. 원위부의 예로써, 날개뼈는 척주에 비해 원위부이다. 위팔뼈는 날개뼈에 비해 원위부이다. 이 원리를 스쿼트에 적용하면 이렇다. 스쿼트는 제자리에서 앉았다가 일어나는 운동이다. 가장 근위부인 척주가 먼저 위로 곧게 펴져 원위부인 다리동작을 준비한다. 앉을 때에도 순서가 있다. 엉덩관절(우리에게 익숙한 고관절은 한자이다)을 먼저 움직이고 무릎관절이 움직인다. 만약 가장 근위부인 척주도 먼저 움직이지 않았고, 무릎관절 비해 근위부인 엉덩관절이 동작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무릎과 허리에 체중이 실리면서 관절에 손상 및 통증이 발생될 수 있다. 이유는 위에서 설명했듯이 원위부가 근위부보다 먼저 움직였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뻣뻣해진 관절을 찾는 것이다. 이유는 내가 운동할 때에 동작을 얼마나 크게 할 수 있는지 알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뻣뻣해진 관절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 이유는 뻣뻣해진 것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3자가 하는 평가가 아니고서는 스스로 파악하기 어렵다. 가장 좋은 것은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는 것이다. 그렇지 못한다고 해도 스스로 찾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비전문가가 자기 몸에 객관적인 상태파악을 위해서는 위에서 설명했던 것처럼 근육을 사용하는 순서에 대한 숙지가 필요하다. 그래야 뻣뻣해진 곳을 파악할 수 있다. 그렇지 않고서는 자신의 몸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 관절마다 특징이 있는데, 어느 관절은 움직임이 커서 운동성을 확보한다. 또한 어느 관절은 움직임이 적어서 몸의 안정성을 확보한다. 우리가 찾아야 할 관절은 움직임이 커야 하는 관절이다.


그렇게 근위부 및 원위부의 움직임 순서, 움직임이 커야 하는 관절에 대해 숙지가 됐다면 해당 관절이 잘 움직일 수 있도록 여러 방법을 적용한다. 폼롤러와 같은 마사지 도구로 해당 부위 근육들을 마사지한다거나 스트레칭하는 것이다. 가볍게 해당 관절을 움직여 운동하는 것도 잘 움직이게 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세 번째는 '한 번을 하더라도 정확하게 하라'이다. 몸은 자신의 체력에 맞지 않는 목표 운동량이 설정되어도 어떻게든 달성하고자 한다. 제자리 점프를 있는 힘껏 100 번 뛰어보면 확인할 수 있다. 처음에는 다리근육이 아프더라도 나중에는 허리나 무릎에서도 아파올 수 있다. 그 이유는 다리근육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는데, 그 이상을 동작해야 하니 허리와 무릎관절을 사용해서라도 완수하는 것이다. 그러니 자신의 객관적인 체력수준을 알지 못한다면 더욱더 운동량보다 동작 한 번에 집중해야 한다. 몸은 평소에 많이 사용하던 근육을 사용하기 좋아하고 잘 사용하지 않는 근육들은 사용하길 싫어한다. 이로 인해서 운동을 할 때에 좋지 못한 자세들을 나도 모르게 취한다. 더 나아가 운동량에 집중되어 있는 상태라면 더욱 악화된다. 획일화된 운동 프로그램은 이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는다. 그저 10 번씩 3 번 하라라고 할 뿐이다. 이는 마치 1+1=3이어도 괜찮다는 뜻이다. 일단 하고 보라는 식이다. 바른 답을 찾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과 같다. 1+1=3이 되는 순간 모든 것은 뒤죽박죽 엉키게 된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운동하는 이유를 생각해보자. 운동을 스쿼트 10 번 반복하기 위해서 하는 것인가? 아니면, 몸을 건강하고 튼튼하게 하기 위해서 하는 것인가? 후자라면 설명한 3 가지를 참고하자. 내 몸에서 일어나는 반응에 귀를 기울어야 한다. 이렇게 했을 때에 당장엔 운동효과가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조금만 인내해서 감이 잡히는, 딱 그 고개만 넘어서면 포도알을 입에 넣을 수 있다. 그때부터는 스쿼트 10 번을 하든 100 번을 하든 매우 효과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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