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하수가 아닌 고수되기

난 소중하니까!

by 심 코치

예전 직장 동생에게 카톡이 왔다. 사무실 청소하시는 이모님이 갑자기 내 안부를 물어보셨다고 한다. 내가 있던 자리를 지나실 때마다 생각난다는 말씀과 함께... 이미 퇴사한 지 3년이 다 되어가는 회사다. 누군가 나를 기억해 준다는 건 참 고마운 일이다. 특히나 전혀 예상치 못한 대상일 때 더욱 그렇다. 마음이 몽글몽글 따뜻해진다.


사람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만 사람들 때문에 에너지도 얻는다. 난 다행히 전자보다 후자에 가깝다. 전자는 극복했다고 보는 게 맞다. 아님.. 여전히 극복 중인가?? 살다 보면 필연적으로 나쁜 사람들을 만난다. 그닥 상종할 가치조차 없는 사람들... 다행히 소수의 몇 명만 머릿속에 떠오른다. 난 꽤 인복 있는 사람인 듯...


그들을 위해... 그리고 나를 위해... 적당한 무시의 기술이 필요하다. 여기서 중요한 건 '적당한'이다. 자칫 과하면 탈 난다. 그들에게 절대 화를 내거나 반응하면 안 된다. 감정 낭비니까...


상대방이 예상하는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게 포인트...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거다. 굳이 내 인생에 남기지 않을 사람들에게 사용하길 적극 권장한다. 모두를 다 내 인생에 들어오라 할 수는 없지 않나! 공간 낭비니까...


공간을 남겨두자! 곧 다가올 더 좋은 사람들을 위해... 하지만, 관계에서의 시간 낭비와 공간 낭비를 하지 않는 습관을 들이는 건 오랜 시간 동안의 연습이 필요하다.

난 몇 년 전까지도 감정이 얼굴에 잘 드러나는 사람이었다. 특히 너무 싫은 사람이 너무 싫은 말과 행동을 할 때 내 얼굴에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싸한 표정.... 상대방은 바로 멈칫한다. '내가 너무 노골적이었나'싶어 표정을 거둘 때도 있고 의도적으로 그러지 않을 때도 있다. 사회생활을 하며 때로는 나의 차가운 감정 표현이 강점으로 작용한 적도 많았다.


특히 약자일 수밖에 없는 낮은 직급에 있었을 때 조직의 진상이라 불리던 사람들에게는 진심 어린(?) 의도를 꾹꾹 눌러 담아 더욱 싸하게 대했다. 가끔은 대놓고 적의를 드러내 상대방을 당황시키기도 했다. 강자에게 한없이 약하고 약자에게만 강한 이중적 인간형은 내가 가장 참기 힘든 부류였다. 그럼에도 나의 사회생활이 평탄하고 즐거웠던 건 아주 극소수의 진상들을 제외하곤 대부분 좋은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예전과 비교해 달라진 점이 있다면 상종할 가치조차 없는 싫은 사람을 대할 때도 웬만해선 감정을 얼굴에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는거다. 처음에는 너무 힘들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 어느 순간 이게 되는 거다. 그때 깨달았다. 변하지 않을 사람들한테 나의 아까운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자고.... 모든 상황에 솔직하게 감정을 다 드러내는 건 감정의 하수라고.... 감정의 고수자 되자고 다짐했다. 나의 감정은 누구의 것도 아닌 내 것이니까. 남을 위해서가 아닌 나를 위한 선택이었다.


물론 노력만으로 되지 않을 때도 많다. 여전히 연습이 필요하지만 아직 살 날이 많이 남아 있으니 꾸준히 연습한다면 언젠가 해탈할 날도 오지 않을까? 내가 의도한 변화라도 나에게 자연스러워야 내재화된다. 진정한 사고의 변화 없이 의도만 앞선 부자연스러움은 어느 순간 튕겨져 나간다. 나의 사고가 나다움으로 자리 잡을 시간이 필요하다. 사고 변화 과정에 필요한 건 강한 의지나 결심보다 오히려 꾸준함과 인내심이다. 앞으로도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가려고 한다.


*이미지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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