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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릭리 Jul 04. 2022

미용실서 들은 요즘 돌아가는 세상(feat. 인플레)

원래 이렇게 살기가 힘든 거였어요? 

원래 가던 미용실 원장님이 갑자기 복통을 호소하면서 응급실을 갔어요. 그래서, 오랜만에 예전에 머리를 맡겼던 미용실에 카카오헤어 예약을 해서 다녀왔습니다. 이 미용실 사장님은 원래 말이 없어요. 왜냐하면 항상 20분 컷으로 머리를 자르기에 정신이 없었거든요. 1인 샵이지만 매출을 최대화하는 곳에 최적화된 손놀림과 루틴을 가지고 계셨어요. '앉으세요. 숙이세요. 쓰고 있던 마스크는 버리세요. 물 온도는 괜찮으세요? 마음에 드시나요? 안녕히 가세요.' 딱 이 사장님이 하는 말씀이에요. 정말 Simple합니다. 뭔가 말을 걸고 싶어도 걸 수 없는 그 설명할 수 없는 어떤 아우라가 있어요. 


그랬던 사장님과 오늘 처음으로 대화를 나눴어요. 대화의 발단은 미용실에 왔던 샴푸 및 염색약을 팔던 영업사원 때문이었는데요. 이 영업사원이 원래는 2~3주에 한 번을 오는데, 이번 주 화요일에 온 지 이틀 만에 또 온 거예요. 사장님은 왜 이틀 만에 왔냐고 영업사원을 몰아세웠고 다음 주에 오라고 매몰차게 내보냈어요. 그래서 좌초 지종을 모르는 저는 사장님께 어렵게 물어봤어요. 왜 영업사원을 내보내신 거예요? 그렇게 사장님과 대화가 시작된 겁니다. 그런데 대화의 흐름이 어디로 흘러갔냐면 요즘 샴푸 값과 염색약 값도 많이 올랐고 살기가 정말 어렵더라는 겁니다. 디젤 값이 쌀 때 디젤차를 샀는데 요즘 디젤 값이 폭등해서 죽을 맛이라는 거 아닙니까. 정말 백 번 공감했어요. 


사장님이 묻더군요. '이 번 연말에는 어떻게 될까요? 인플레이션 때문에 너무 걱정이에요', '이러다 세상 망하는 거 아니겠죠? 원래 이렇게 살기가 어려웠던 거가요? 옛날이 어땠는지 기억이 안 나요, ' 저는 백 번 공감했는데 이렇게 자영업자가 더 크게 느끼고 있었는지는 몰랐어요. 저는 월급쟁이이다 보니 인플레이션이 심한 건 알고 있지만 여러 가지 복지정책을 잘 활용만 하면 조금은 인플레이션을 녹일 수 있어요. 하지만 자영업자들은 재료값, 식비, 기름비, 임차료 등 돈 빠져나갈 곳이 수천 군데예요. 그러니 저 같은 직장인들보다는 더 깊게 느끼는 거였어요. 몰랐어요. 요즘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물가는 우리가 신문에서 보는 것보다도 더 심각한가 봐요. 인플레이션은 어떻게 될까요? 미국은 가파르게 오르는 물가를 잡을 수 있을까요? 이럴 땐 절약하는 게 최고예요. 최대한 몸을 납작하게 엎드리고 공부해야겠어요. 이럴 때 절약도 공부하고 좋죠. 인플레이션 시대를 현명하게 살아가는 방법이 있다면 저도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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