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이렇게 살기가 힘든 거였어요?
원래 가던 미용실 원장님이 갑자기 복통을 호소하면서 응급실을 갔어요. 그래서, 오랜만에 예전에 머리를 맡겼던 미용실에 카카오헤어 예약을 해서 다녀왔습니다. 이 미용실 사장님은 원래 말이 없어요. 왜냐하면 항상 20분 컷으로 머리를 자르기에 정신이 없었거든요. 1인 샵이지만 매출을 최대화하는 곳에 최적화된 손놀림과 루틴을 가지고 계셨어요. '앉으세요. 숙이세요. 쓰고 있던 마스크는 버리세요. 물 온도는 괜찮으세요? 마음에 드시나요? 안녕히 가세요.' 딱 이 사장님이 하는 말씀이에요. 정말 Simple합니다. 뭔가 말을 걸고 싶어도 걸 수 없는 그 설명할 수 없는 어떤 아우라가 있어요.
그랬던 사장님과 오늘 처음으로 대화를 나눴어요. 대화의 발단은 미용실에 왔던 샴푸 및 염색약을 팔던 영업사원 때문이었는데요. 이 영업사원이 원래는 2~3주에 한 번을 오는데, 이번 주 화요일에 온 지 이틀 만에 또 온 거예요. 사장님은 왜 이틀 만에 왔냐고 영업사원을 몰아세웠고 다음 주에 오라고 매몰차게 내보냈어요. 그래서 좌초 지종을 모르는 저는 사장님께 어렵게 물어봤어요. 왜 영업사원을 내보내신 거예요? 그렇게 사장님과 대화가 시작된 겁니다. 그런데 대화의 흐름이 어디로 흘러갔냐면 요즘 샴푸 값과 염색약 값도 많이 올랐고 살기가 정말 어렵더라는 겁니다. 디젤 값이 쌀 때 디젤차를 샀는데 요즘 디젤 값이 폭등해서 죽을 맛이라는 거 아닙니까. 정말 백 번 공감했어요.
사장님이 묻더군요. '이 번 연말에는 어떻게 될까요? 인플레이션 때문에 너무 걱정이에요', '이러다 세상 망하는 거 아니겠죠? 원래 이렇게 살기가 어려웠던 거가요? 옛날이 어땠는지 기억이 안 나요, ' 저는 백 번 공감했는데 이렇게 자영업자가 더 크게 느끼고 있었는지는 몰랐어요. 저는 월급쟁이이다 보니 인플레이션이 심한 건 알고 있지만 여러 가지 복지정책을 잘 활용만 하면 조금은 인플레이션을 녹일 수 있어요. 하지만 자영업자들은 재료값, 식비, 기름비, 임차료 등 돈 빠져나갈 곳이 수천 군데예요. 그러니 저 같은 직장인들보다는 더 깊게 느끼는 거였어요. 몰랐어요. 요즘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물가는 우리가 신문에서 보는 것보다도 더 심각한가 봐요. 인플레이션은 어떻게 될까요? 미국은 가파르게 오르는 물가를 잡을 수 있을까요? 이럴 땐 절약하는 게 최고예요. 최대한 몸을 납작하게 엎드리고 공부해야겠어요. 이럴 때 절약도 공부하고 좋죠. 인플레이션 시대를 현명하게 살아가는 방법이 있다면 저도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