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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쭈꾸미 Jul 18. 2021

결혼 전 체력단련

  평생에 한 번뿐? 일수도 있는 웨딩드레스를 위해 단기간 몸매 관리에 들어가는 예비신부들이 적지 않다. 나 역시 기왕이면 예쁜 옷을 입었을 때 태가 났으면 했다. 또한 결혼을 생각하니 독립하면 스스로 잘 살아가기 위해선 체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혹시 모를 아이가 생길 수도 있고, 플랜테리어가 꿈인데 번쩍번쩍 화분도 들고 싶었다. 노트북을 자주 들고 다녀서 허리에 만성통증을 달고 살아오기도 했다. 또 나중에 할머니가 되었을 때 5살 많은 부꾸미보다 먼저 지팡이 짚고 다니면 뭔가 억울할 거 같았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운동해서 건강해지자.

  그러다 신혼집이 생기기 전, 부꾸미가 우리 신혼 선물로 스위치랑 링 피트 어떠냐고 했다. 예전에 같이 아는 언니에게 결혼 선물로 스위치랑 몇 가지 타이틀을 줬었는데 꽤 호응이 좋았던 게 내심 뿌듯해했었던 거 같다. 게다가 품절란으로 성남 마트를 다 뒤지고, 저 멀리 노원까지 가서 수고롭게 얻은 것에 대해 부꾸미는 열띤 설명을 하며 내심 뿌듯해했다. 링 피트 안 하면 부꾸미가 실망해할 거 같아 한번 해봤는데 꽤나 재밌었다. 심지어 링 피트 엔딩씬을 볼 때쯤엔 인바디 근육량이 0.5kg 올라있었다.

  그치만 허리 통증은 나아지지 않았고, 탄력 있는 몸매에 가까워진 거 같지도 않았다. 다만 드레스 피팅 날이 다가왔다.

  피팅 도와주시는 분이 말랐는데 볼륨감이 없어서 어디가 허리고 어디가 골반인지 모르겠다며 어울릴만한 스타일을 찾느라 곤란해했다. 영차영차 고르긴 했는데 가봉전에 운동 열심히 하라며 힘찬 응원의 목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앞으로 2개월 정도 남았는데 지금 당장 빡시게 한다고, 27년 동안 없었던 엉덩이가 생기진 않을 거 같았다. 그래도 결혼이 큰 동기부여는 되는 거 같다. 그나마 결혼 전엔 멋지게 드레스 입어야지 라는 자극이라도 있는데, 열심히 하지 않으면 결혼하고 나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내가 운동습관을 만들려면 지금이 기회가 아닐까 하는 마음에 다시 마음을 다잡고 운동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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