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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세라 Jan 29. 2021

반조리(HMR) 육개장으로 저탄고지 한 끼 식사

이야기

한 끼를 잘 챙겨 먹는 일이 소중하고 뜻깊은 일이라는 걸 깨닫는 데 오래 걸린 것 같다.

엄마가 해주는 밥을 먹다가 결혼해서 내가 밥을 차려먹으려니 밥을 해주는 일이 고귀한 노동이라는 것을 이제야 알아차렸다.

그저 나의 밥을 해대느라 평생을 소비한 우리 엄마가 고맙고 또 고마울 따름이다.


매번 식사를 잘 챙겨 먹고 싶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점점 꾀가 나고 더 쉬운 방법, 그러면서도 든든한 한 끼를 찾게 된다.


요즘 저탄고지 식단을 실천하고 있다.

간단하면서도 건강한 한 끼를 먹고 싶다는 욕구가 이리 향하게 했다.

처음 의도처럼 간단한 준비는 아니지만 우연히 알게 된 건강한 식사 실천법을 그냥 놓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저탄고지 식단을 생각할 때 흔히 스테이크와 치즈 등등 서양식을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 알고 보면 우리 한식은 훌륭한 저탄고지 식단이다.

국물에 푹 우린 고기 국물은 그 자체로 기름 국이니 말이다.

국밥을 먹으면서 밥만 빼면 저탄고지 한 끼 식사가 완성된다.


나는 국밥류 음식을 할 때 반조리 제품을 자주 이용한다.

부족한 건더기는 따로 산 고기로 채우고, 나만의 국밥을 만들어 먹는다.

물론 가장 좋고 건강한 음식은 직접 국물을 우려내 좋은 재료로 만드는 음식일 것이다.

나도 안다.

하지만 그 음식 하다 내 건강을 잃을까 봐 그냥 눈 딱 감고 비비고, 오뚜기, 피코크를 이용한다.



재료

- 비비고 육개장 1봉 : 건더기가 그나마 있는 비비고를 좋아하지만, 이날 마트에서 세일을 해 오뚜기를 집어왔다:)

- 소고기 200~300g

저탄고지의 핵심은 좋은 지방을 먹는 것이다.
풀을 먹이고 방목해서 키운 소의 지방을 가장 좋은 지방으로 여긴다.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한우는 모두 곡물 사료를 먹고 자란 소이다.
마트에 유통되는 수입산 소고기 또한 초지방목이 아니다.
미국소는 아시다시피 곡물을 먹여 키우고, 호주청정우도 우리나라에 유통되는 것은 출하 직전 곡물 사료를 먹여 살을 찌운 소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우리나라에서 초지방목 소고기를 구하기는 힘들다.
포기할 수 없는 일. 인터넷을 열심히 뒤져서 한 쇼핑몰을 발견했다.
호주산 초지방목 소고기를 합리적인 가격에 파는 곳이다.
사진 속 250g 양지삼겹이 6,000원이다.
요즘 이곳에서 내 식재료를 거의 구하고 있다.
마켓컬리의 감성 가득 박스 설렘 가득 새벽 배송을 못 받아 좀 아쉬울 뿐이다.



레시피


1.  육개장 1봉을 뜯어 냄비에 넣고 끓여준다.

이때 주의할 것은 건더기가 너무 없다고 실망하지 말라는 것이다. 내가 끓이면 건더기야 많겠지만 스트레스도 같이 올라갈 것이다. 마음을 비우자.



2. 어느 정도 국이 끓어오르면 준비해둔 소고기를 넣어준다. 어떤 부위든 상관없다. 기름이 많은 부위로, 좋아하는 부위로 넣어준다.

양지를 핏물 빼고 따로 삶아 살결대로 뜯어 육개장에 넣는 것보다 훨씬 쉽고 간편하다.


넣고 또 넣고. 다다익선이다.



3. 고기가 다 익고 국물에 기름이 잘 우러나왔다면 완성이다.



정말 간단한 한 끼, 그것도 저탄고지로 훌륭한 나만의 한 끼가 완성되었다.

레시피랄 것도 없는 요리 같지 않은 요리이지만 육개장 먹고 싶은데 만들기 어려워 포기할 분들을 위해 올려본다.

내 정신 건강을 위해 어느 정도 타협하는 법도 배워야 한다.

나를 위해 우리 모두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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