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unknown 05화

portrait project

by kieroon

오후에 현대회화 작가와 만났다


시멘트 바닥과 간이벽에

목, 신, 안, 서, 박, 김, 장의

얽혀 뒹구는 밋밋한 얼굴들

나를 바라보는 그녀를 본다

둥근 창 안 진흙의 눈초리

날카로운 선묘를 친(牧)다


뒷모습도 그리세요?


가다가 잊어버린 옅은 꿈결

꽃병에 가만히 선(善) 한 송이

푸른 곰팡이와 바삭한 이끼

메마른 초록의 좁은 물길로


무채의 머리카락 쓸려내려와

잿빛 척추 잠자코 쌓인 멜랑콜리

눈송이의 향기, 한여름에 입술들


저 어디 그을리는 등선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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