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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 논문 투고, 게재 확정, 그리고 발행까지

정말 기뻤다. '이제 끝이구나.'라고 생각하며 말이다.

by 킴익스피어

졸업 후 약 일년 만에 논문이 학술지에 게재되었다. 교수님께 학위 논문과 저널 논문을 둘 다 하겠다고 말했던 게 언제였더라? 교수님과의 첫 면담 때였다. 그 당시에는 '학위 논문을 작성하면 그 논문을 요약만 하면 되겠지.'라고 안이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는 달랐다. 이렇게 오래 걸릴 줄도 몰랐다. 학위 논문 인준 이후 그 논문을 대략적으로 요약해서 교수님께 보내드렸다. 그 이후 졸업을 했고 한동안 교수님께서는 연락이 없으셨다. 나는 '교수님께서 추가로 수정, 보완하여 투고를 하셨나 보다.'라고 생각하며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교수님께 연락이 왔다. 줌(Zoom) 면담을 해야 하는 데 언제 가능하냐고 말이다. 교수님은 현재 외국에 계시기에 직접 만나는 것은 불가했다. 하긴.. 졸업 이후에 논문 면담을 위해 학교에 가는 것도 조금 이상하다. 차라리 잘됐다 싶었다.


그런데 이것도 쉽지 않았다. 시차 때문에 나는 주말 오전 일찍이나 밤늦게 시간을 비워둬야 했다. 나는 약속을 하면 꼭 지켜야 하는 성향을 갖고 있고, 교수님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 마음도 컸기에 항상 철저하게 면담 시간을 준수했고, 교수님이 요구하는 사항은 성실하게 응하려 노력했다. 이는 당연히 큰 에너지 소모로 이어졌다.


그렇게 몇 번의 줌 면담을 하며 완성된 논문을 올 초에 투고했고, 이후 심사위원의 피드백을 받았다. 세 명의 심사위원은 참 다양한 것을 요구하더라. 그렇게 여러 번의 수정을 거친 후 최종본이 완성되었다. 그 이후 1~2주의 시간이 흘렀고, 3월의 어느 날 교수님께서 기쁜 소식을 전해주셨다. 논문 게재가 확정되었다는 소식이었다. 정말 기뻤다. '이제 끝이구나.'라고 생각하며 말이다.


하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었다. 발행 예정일은 세 달 정도 남아있었고 게재 확정 이후 편집간사에게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사실 내용적인 부분이 아니라 편집 부분이라 크게 부담은 없었다. 그러나 메일에 대한 피드백을 할 때 교수님께 항시 사전 확인을 받아야 되는 또 다른 부담이 있었다.


내가 사소한 것까지 일일이 메일로 보고드리자 교수님은 나중에 메일을 회신하지 않으셨다. 익숙하다. 알아서 하라는 메시지다. 편집간사는 발행일 당일까지 최종본을 재확인해달라는 메일과 문자를 보내왔다. 나도 마지막까지 오탈 자나 띄어쓰기가 하나라도 잘못된 것이 없는지 눈을 크게 뜨고 찾아보았다.


나는 확인을 완료했다고 회신했고, 당일 저녁 저널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내 논문이 게재되어 있었다. 내 이름과 교수님 성함이 나란히 논문에 들어가 있었다. 마음이 뭉클했다. 정말 끝이 났다. 부족한 나를 이렇게 이끌어주신 교수님께 감사드리고, 쉽지 않은 과정을 꿋꿋하게 견디고 이루어낸 나 자신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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