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당신이 아직도 인간관계로 힘들다면 둘 중에 하나일 것이다.
1. 애매하게 착하거나
2. 대책 없이 착하거나
현명한 사람들은 관계를 깔끔하게 맺는다.
그래서 타인에게 상처를 주지도 않고 자기모멸에 빠지는 일도 애초에 거의 없다.
C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자신이 백수가 되었음을 알리고 신세를 한탄한다. J는 그런 친구를 위해 밥과 차는 물론이고 술까지 풀코스로 쏘겠다며 위로를 약속한다.
약속 장소로 간 J는 C의 상황이 자신보다 훨씬 더 나아 있음을 알게 된다. C는 회사에서 잘렸지만 월 150만 원의 실업수당을 7개월 동안 받고 있었고 스펙이 좋아 이직할 곳도 많이 있었다. 게다가 약속 장소에 명품가방까지 들고 나왔다.
J는 하루아침에 망해도 이상하지 않을 불안정한 직장에서 월 180만 원의 월급을 받고 있었고 스펙도 부족해 이직은 생각도 할 수 없었으며 30대에 하나씩은 있다는 명품백도 없었기 때문이다.
집으로 돌아온 J는 너무 화가 났다. 밥과 술값이 너무 아까웠다. 속았다는 기분이 들자 호구 짓하고 왔다며 몹시 괴로워했다.
애매하게 착한 사람은 티를 내며 선심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다 정작 자신이 손해임을 자각하고 괴로워한다. 관계에 늘 계산이 따른다.
반면, 진정 착한 사람들은 인간관계에서 손익을 따져 묻지 않는다.
대책 없이 착한 사람들은 어떠한가. 아닌 관계임을 알면서도 불만 보면 뛰어들어가는 불나방 같다.
P는 T는 사랑하는 사이다. 하지만 P는 이혼남으로 전처소생의 반항적인 사춘기 아들이 2명이 있고 아픈 노모를 부양 중이다. 게다가 P는 술을 마시면 공격적이고 폭력적으로 변해 사람이고 물건이고 가리지 않고 때리고 부순다. 그럼에도 T는 P와의 결혼을 감행한다.
T가 결혼을 결심하는 이유는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이고 싶어서이다.
P와 그 가족들이 자신에게 얼마나 고마워하고 감동할지를 기대한다.
나의 쓸모로 인해 인정받고 사랑받기를 고대하며 열악한 상황 또한 좋아질 것을 기대한다. 그러나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다. 고마움은 잠시뿐 그 존재는 당연시된다.
T는 결국 원하는 것을 찾지 못하고 자기 선택을 후회하고 혐오하며 방안도 없이 도망친다. 그리고 그 관계 속에 남은 가족들 또한 또다시 상처받는다.
슬기로운 개인주의자는 이기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다. 자신만 아는 사람이 아니다.
사람에 따라서 적당한 거리와 관계의 깊이를 안다는 것이다.
개인과 개인을 분리하여 생각하고 나와 타인이 다치지 않는 범위로 점차 거리와 깊이를 좁혀나가는 사람이다.
봄이 오면 옷장을 정리하듯 이제 인간관계를 정리할 시간이다.
익숙하다는 이유로 무겁고 때 묵은 옷을 아직도 꺼내 놓고 있었다면 이제 그만 세탁을 하자.
그리고 가볍고 산뜻한 옷을 꺼내자
대부분의 사람들의 고민과 갈등, 희로애락은 인간관계에서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이렇게 중요한 인간관계에 대해 신념 및 가치관을 정립하고 감정을 정리하지 못한 채 무수히 많은 상처를 주고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보이지 않았던 시각에서 인간관계가 새롭게 내려다 보이고 답답한 안개가 걷히는 경험을 하게 되기를 바래 본다. 그리고 나의 상처로 만들어진 깨달음들이 따뜻한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