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라는 브랜드 (9/10)
하코네
하코네 1일 차
하코네유모토역에서 숙소로 가는 길에 토토로가 사는 숲으로 가는 길이 떠올랐다. 하코네로 가는 길에 본 산길은 절벽처럼 깊고, 시야에서 하늘이 완전히 가려질 정도로 우거졌다. 유연하고 완만한 능선을 이루는 한국의 산들과 다른 느낌을 줬다. 그래서 새롭고 낯설었다.
애니메이션과 똑같은 버스 안에 들어서니, 만화 속 세상에 들어온 것 같았다. 현실이 만화적으로 바뀐 건지, 아니면 만화가 현실을 너무 잘 반영한 건지 헷갈렸다. 어느 쪽이든 나쁘지 않았다.
숲 속에 정말 귀엽고 신성한 동물들이 살고 있을 것 같다는 상상을 하며, 숙소로 가는 길에 나도 모르게 스르륵 잠들었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온천을 했다. 온천물은 뿌옇게 흰색을 띠었다. 찾아보니 유황 온천이라고 했다. 신주쿠에서 경험한 뽀득뽀득한 느낌의 물과 달리, 부드럽고 미끄러웠다. 끝나고는 차가운 메이지 우유를 한 잔을 먹었다.
하코네 2일 차
다음날에는 하코네를 투어 하는 일정이었다. 해적선의 갑판에서 바람을 쐬다가 케이블카를 두어 번 타니 순식간에 오와쿠다니에 도착했다. 활화산이 뿜어내는 연기와 노란색 가루들이 이색적이었다.
또 한 가지 눈에 자꾸 밟히는 특징이 있었다. 죽은 나무들이 화산지대에 가까워질수록 많아졌다. 또 그 죽은 나무를 타고 새 생명이 초록빛을 내며 끊임없이 올라왔다. 척박한 땅에서 살아내려고 노력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동시에 생명이 살기 힘든 척박한 땅이 관광지가 되어, 매일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게 신기했다.
하코네 풍경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