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위가 안뜨면 망할지도? 보드게임 석기시대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있다. 일을 진행하는 데 있어 운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맞는 듯 하다. 특히 이 석기시대라는 보드게임이 그렇다.
석기시대라는 보드게임은 말 그대로 내가 석기시대 족장이 되는 게임이다. 부족장이 되어 우리 부족을 잘 운영하여 다른 부족들보다 더 잘 사는 부족(점수가 높으면!)을 만드는 게임이다. 그래서인지 게임판은 배산임수를 이루는 마을을 그리고 있다.
석기 시대에서는 부족민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보드게임 장르로 '일꾼 놓기' 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석기 시대는 이 '일꾼 놓기' 장르에서는 꽤 오래된 게임에 속하기도 한다. 하지만 옛날 게임이지만 무척 재밌다.
특히 재밌는 건 석기시대에서는 일꾼 한 사람이 제 몫의 일을 잘 수행했는가를 판가름하는데 주사위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주사위 덕분에 웃지 못할 일을 만들곤 한다. 내가 아무리 자원을 많이 먹고 싶어 부족원을 많이 보냈어도 주사위가 잘 나와야 한다. 하지만 나온 주사위 전체 값을 일정 값으로 나눗셈을 해버리니 때론 일 나간 부족원들이 한 사람 몫도 못 얻고 돌아오곤 한다. (예를 들면 나무를 얻기위해서는 주사위값 전체를 더한 뒤 나누기 3을 한다. 자칫 부족원 3명이 가서 나온 주사위가 5라도 나오면 가져올 수 있는 나무수량은 1개 뿐이다)
이 게임 속에서 중요한 게임 도구인 주사위에 대해 더 알아보면 더 흥미롭다. 옛날부터 신들이 내리는 계시를 확인하기 위한 점술 도구로서 시작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점술 도구는 점차 도박꾼들의 놀이 도구가 되었다. 그리고 현대에 이르러서는 여러 게임에서 없으면 안되는 중요한 도구가 되었다.
석기시대 게임 속 주사위를 통해서 부족원들이 자원을 얻고, 선택에 대한 결과를 확인한다는 게 주사위의 역사 속 신들의 계시를 받는 듯도 해 더 흥미롭다. 마치 신들이 내 승리와 패배를 미리 내정한 듯 느껴진다. 심지어 보드게이머들 사이에서 주사위 신의 가호가 있네 없네하는 말도 있으니까. 때마침 플레이 한 날은 주사위가 잘 나오는 편이었다. 오늘은 주사위 신의 가호가 내려오는 날이구나. 그래, 오늘은 내 승리가 신으로부터 내려오고 있구나 싶었다.
하지만 지금 주사위로 점을 치는 사람은 없다.
주사위 신의 가호가 아무리 강하더라도 앞에서 악운을 딛고 일어서는 상대방을 보면 감동스럽다. 패배가 먹구름처럼 하늘을 뒤덮는다. 마음이 떨리면 운도 떨린다. 마음 먹기에 따라 운이 오고 가는 지는 모르겠지만, 운이 좋아도 마음이 흔들리면 운영을 할 수가 없다. 결국은 패배했다.
운이 중요하다. 주사위가 잘 떠야한다. 그렇지만 그게 게임의 승리를 보장하지 않는다.
사실 진짜 재밌는 건 악운을 뚫고 승리를 가지는 거다. 드라마에서도, 게임에서도 어느 하나 쉽게 얻는 일이 없다. 그래야 재밌기 때문이다. 나는 내 삶이 순풍만이 불어오는 유유자적한 소풍같은 삶이길 바란다. 하지만 게임을 하고 드라마를 보는 건 결국 이런 악운을 이겨내고 승리하는 경험을 이뤄내고 싶은게 아닐까도 싶다.
주사위 히스토리: 주사위는 신들의 도구였다.(https://youtu.be/Y8GSpAh5-wg?si=3LqHP8O0KFoo-Ec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