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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쇼니 Dec 20. 2024

Because it's Chirstmas!

크리스마스의 의미

올해 첫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다.


수업을 마치 후 강사님께서 엄마와 나를 벽 뒤켠으로 살짝 부르시고는 초록색 트리가 그려진 엽서와 깔끔하게 포장된 쿠키를 선물로 주셨다. 50분간 끙끙 앓아가며 사지를 찢은 터라 정신이 혼미하였던 터라 더욱 감사하게 느껴졌다. 더불어 엽서 뒤에 적어주신 편지는 내용이며, 글씨며 모두 하나같이 정성이 꾹꾹 담겨있었다. 이렇듯 정성이 담긴 선물과 편지는 언제나 우리의 마음을 따스하게 보듬어준다.

정확한 연도는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아마도 내가 귀국하고 가족과 함께 살게 되면서부터였던 것 같다. 우리 가족은 매년 크리스마스 날 각자 준비한 선물과 편지를 교환한다. 네 식구니까 본인을 제외하고 세 명의 선물을 준비하는 것이다. 까다로운 규칙은 없지만 단 한 가지, 서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1만원대의 물건으로 준비해야 한다. 1만원 내외면 저렴한 물건이다 보니 일반적으로 주고받는 화장품, 의류 등은 가당치도 않다. 그런데 한 가지 장점이 있다면 극히 제한된 예산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기 위해 서로의 사소한 필요에 집중하게 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동생 차에 컵 홀더가 있었는지... 아빠가 사려고 했던 책 제목이 뭐였는지... 엄마가 핸드크림이 남았는지 등등. 그래서 12월 중순이 되면 서로 필요한 것은 없는지, 갖고 싶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뒤늦은 관찰력을 뽐내는 우스운 장면이 펼쳐지곤 한다.


이런 작은 이벤트를 제안하게 된 특별한 이유는 없었지만 이제는 우리 가족의 소중한 전통이 되었다. 1만원으로 살 수 있는 선물은 작고 흔할지 모르지만 그 속에 담긴 관심과 사랑은 어떤 선물보다도 값지다. 소복하게 쌓인 눈, 어두운 겨울밤에 더욱 반짝이는 전구, 친근한 캐럴도 분위기는 자아낼 수 있지만, 사랑하는 이들이 곁에 있어야 한다. 그게 바로 크리스마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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