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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ssaytowin Nov 19. 2020

이문열 세계명작산책, 재출간에 벅찬 마음을 담아

나는 단편소설들을 사랑하고, 매력에 흠뻑 빠졌으며, 이야기들을 이해하기 위해 나의 열정을 쏟았다. 단편 소설에 매료된 것은『이문열 세계명작산책』 때문이다. 이 시리즈에는 정말 멋진 단편소설들이 수록되어 있다. 


나는 아버지와 대학교 동문인데, 아버지는 섬유공학과를, 나는 철학과를 나왔다. 이과와 문과라서 무슨 공통점이 있느냐 싶지만, 지적인 허영심이라는 부분에서는 맞닿아 있는 데가 있다. 나는 원래 지적인 허영심이 좀 유난했던 것 같고, 그런 부분을 아버지가 채워준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우리 집에는 어린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굉장히 어려운 책들이 많이 있었다. 아버지는 수준 높은 책을 읽어야 한다는 교육 방침이 분명하셨다. 그래서 우리 집에는 브루노 스넬의 『정신의 발견』, 체람의『낭만적인 고고학 산책』등이 있었다. 다른 책들도 많이 있었는데, 이 두 책이 가장 기억에 남는 이유는 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하면서 두 책을 다시 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정신의 발견』은 그리스 고대철학 과목을 수강하면서, 『낭만적인 고고학 산책』은 『일리아스』를 본 후에 다시 보게 되었다. 중학교 때에 이런 책을 봤었다니.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면서 허영심에 페이지를 넘겼다. 어처구니없는 일이지만 그런 일들이 때로는 삶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허영심에 읽었던 책 중에, 『이문열 세계명작산책』이 있었다. 1996년에 초판을 발행했으니, 지금으로부터 24년 전이다. 아버지가 이 책을 서점에서 사 오셨을 때에는 너무나도 어려워서 읽지 못했다. 단편소설이 무엇이고 어떤 의미를 갖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단편소설은 난이도가 너무 높아서 이해할 수가 없었다.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이 실려 있지만, 내가 기억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은 거의 없었다. 이야기하지 못한다는 것은 이해하지 못했다는 말과 같다. 


독서토론 수업을 시작하면서, 『이문열 세계명작산책』 시리즈에 가장 큰 도움을 받았다. 독서토론 수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이 시리즈에 도움을 받았지만, 절판이라서 도서관에서 책을 빌렸었다. (내가 이 시리즈의 가치를 알았을 때에는 이미 책들은 우리 집에서 없어진 지 오래였다.) 중고서점에서도 전집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서, 오랜 시간 동안 기다려서 절판된 전집을 구할 수 있었다. 



인터넷 서점에서 이 책이 다시 출간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너무나도 기뻤다. 추가된 단편은 어떤 것인지 정말 많이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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