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비비안 광 Aug 27. 2021

엄마는 아무나 하나

"세상에, 벌써 이렇게 컸어?"


"몇 살이야? 세월 참 빠르다."

과연 아이의 엄마도 세월이 빨랐을까?

엄마에게 그 세월은 하루가 일 년 같고 일 년이 십 년 같은 시간이다.

울면 안아주고 배고프면 먹여야 하고 아이가 낮잠이라도 잘 때는 밀린 집안일도 해야 한다. 한 끼 식사조차도 쫓기듯 먹어야 하고 그러다 아이가 보채면 한 숟갈이 한 끼가 될 때도 있다. 몸은 만신창이가 된다. 모유 수유로 없는 가슴은 더 앞과 뒤가 구분이 안되고 팔다리 어깨 허리 안 쑤시는데 가 없다. 아이가 너무 사랑스럽고 예쁜데 엄마 얼굴에 웃음기는 사라진 지 오래다. 잠은 늘 쪽잠이라 매일매일 피곤하다.

"여긴 어디? 나는 누구?" 내 이름 석 자는 잊은 지 오래고 출산 후 오랜만에 친구 만나 수다 좀 떨어보려고 화장하고 치장한 날은 옷에다 토하고 약속 시간은 이미 30분이나 지나 있다. 혼자 고군분투하는 딸이 안쓰러워 친정엄마 찬스를 쓰고 외출하면 온통 아이에게 신경이 쓰여 마음이 편치 않아 금방 들어간다. 엄마에게 외출은 명품 백보다 비싼 사치다.



그땐 몰랐다.

나는 없고 엄마만 존재한다는 것을.

염라대왕과 하이파이브를 한번 치고 와야 진정한 엄마가 된다는 것을.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고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겁도 없이 쉽게 생각했다. 낳으면 알아서 다 하는 줄 알았다. 아이는 엄마를 믿고 세상에 나온다. 엄마는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아이를 키워야 한다. 하지만 막막하기만 하다. 무지해서 온갖 시행착오를 다 겪었다. 아이를 부둥켜안고 운 적도 많다. 엄마 자격이 없나 자책도 했다. 처음이라 완벽할 수 없는데 포기하려고도 했다.

그래서 결혼 전부터 육아서를 읽고 나만의 교과서를 만들어야 한다. 가능하면 남자들도 읽어야 한다. 육아에 있어서 확고한 신념이 있지 않으면 백발백중 휘둘리기 십상이다. 엄마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육아에는 정답이 없다. 내 아이와 나에게 맞는 답은 스스로 찾아야 한다. 시중에 육아서는 널리고 널렸다. 단지 참고만 할 뿐 수학처럼 공식이 있어 대입한다고 답이 딱 맞아떨어지지 않는다. 이 또한 그러할 것이다. 알짜배기만 골라내어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고 연습으로 계획하는 수밖에 없다. 부디 엄마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작가의 이전글 육아는 고통이 아닌 사랑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