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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화 또 다른 가족을 만나러_달리기

결석 게임 11_술래잡기

by 이별난

지난 이야기


도중은 산소에서 내려와, 상상 속에서 결석 게임을 만들었다. 과거의 자신과 협력하며 진행 중, 두 개의 문 앞에 선다. 그는 문을 선택해 손잡이를 잡았다.


"들어가자."


4-1권: 또 다른 가족을 만나러_달리기

4-2권: 또 다른 문_꿈


4-1권

문에 새겨진 글자. 난 이 세 글자 앞에서 늘 주저하곤 했다.

달리기


'철컹'


문을 여니 어두컴컴했다. 잠시 멈칫했다. 나에게 안심하고 들어오라는 듯, 불이 환하게 켜지고 일직선의 외길이 펼쳐졌다. 그제야 들어와 문을 닫았다. 어느 건물의 복도에 서있는 것 같다. 반대쪽 끝에 문이 하나 보인다.


이 문을 들어오기 전 안내방송에서 분명히 들었었다. 이곳은 내가 경험했던 길이라고 했다. 그런데 처음 보는 길이다. 기억이 안나는 건가?


1 길

'선택권이 없는 외길이다.'


외길

'펑'

갑자기 불이 꺼졌다. 순간 놀랐다. 암흑이 되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때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안내방송
1라운드 길의 거리는 27걸음입니다. 27초 후 입구 쪽에서 술래가 나옵니다. 잡히면 플레이어는 다시 처음 위치로 돌아옵니다. 반대편 출구로 나가면 됩니다.

이 방은 내게 또 무엇을 말하려는 거지?


술래잡기

'꽁꽁'

1라운드를 시작합니다.

게임이 빠르게 진행된다.


27초, 26, 25, 24...

"......"

0초


나에게 조명이 비쳤다. 마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듯하다. 짙은 안갯속에 있는 것처럼 내 주변만 살짝 보인다.

첫 번째 술래는 [지안]입니다.

.

.

.

순간,

숨이 멎는 줄 알았다.


'끼이익, 철컹'


문이 열렸다. 난 입구 쪽을 돌아봤다. 잠시 후, 어린아이의 실루엣이 보였다.

어느새 온몸이 떨리고 있다. 가슴이 터질 것만 같다.

더 가까이 다가와 시야에 들어왔다.

내게 손을 뻗는데, 난 머릿속이 하얘졌다.

.

.

.

난 그만 주저앉고 말았다.


6년 만이었다. 내겐 여전히 4살 때의 모습인 딸, 지안이었다.

가슴과 목에 울먹임이 잔뜩 걸려있는데, 목소리가 안 나온다.

난 내 품에 담을 수 없는 지안이를 끌어안으려 두 팔을 뻗었다.


'펑,펑'


지안이의 팔이 내게 닿는 순간 불이 순식간에 '펑' 꺼지더니 '펑' 켜졌다.


'으아아아아'


난 괴성을 질렀고, 두 뺨엔 눈물이 타고 내리기 시작했다.


27초... 0초

두 번째 술래는 [아버지]입니다.

'펑,펑'


27초... 0초

세 번째 술래는 [어머니]입니다.

'펑,펑'


27초... 0초

네 번째 술래는 [자훈]입니다.

'펑,펑'

.

.

내가 슬픔에 잠기든, 후회를 하든, 자책을 하든 시간은 어김없이 흐르고, 게임은 계속 진행되었다.


그렇게 내가 아는 9명을 마주쳤다.

1라운드가 끝났습니다. 이제 출구까지의 거리는 54걸음으로 늘어납니다. 2라운드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면 시작됩니다.

'펑'


조명이 꺼졌다. 아무것도 안 보인다. 마음이 어느 정도 진정될 때까지 그대로 있었다.

.

.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는지도 모르겠다. 조금 진정이 되었다.


'후우우'


깊은 한숨을 크게 쉬고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제야 이 암흑 속에서도 무언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곳은 내가 경험한 길의 모양을 말하는 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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