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제는 제법 바람결이 봄인가 싶다.
텃밭 사이에서 우연히 눈에 띈 아주 조그맣고 앙증맞은 들꽃 이름이 궁금하여 찾아보니 '봄까치꽃'이라고 한다.
학명은 Veronica persica이고, '큰 개불알꽃', '봄까치꽃' '버드 아이(bird's eye), '지금(地錦)'이라고도 한다.
꽃은 3~5월에 피고, 꽃은 흰색이 도는 연한 군청색으로 매우 작으며 수술은 2개이고, 암술은 1개이다.
이 꽃은 농촌 경작지 주변과 길 가, 빈터, 텃밭, 최근 토양이 쌓인 곳(積土地) 등 약간 습한 곳에서 자란다.
어린잎을 나물로 무쳐 먹기도 하고 약용으로 쓰이기도 한다고.
봄이 오는 것을 가장 먼저 알리는 꽃이라서 그런지 꽃말은 '기쁜 소식'이라고 한다.
무심코 지나가면 볼 수 없고, 천천히 걷다 발아래를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볼 수 있는 이 작은 꽃은
어느 시인의 말처럼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오래 보아야 더 사랑스럽다.
햇살 아래서 활짝 핀 꽃잎이 봄볕을 향해 반갑다고 인사하는 것 같은 모습이 너무 이뻐서
한참을 그 자리에 쭈그리고 앉아 있었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저마다 듣고 싶은 기쁜 소식이 있을 텐데,
나 또한 우연히 마주친 손톱만 한 이 작은 꽃을 들여다보며
이 봄엔 생각지도 못했던 기쁜 소식이 오길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려 본다.
네가 사는 세상이 좋아/너를 생각하는 내가 좋아/내가 숨 쉬는 네가 좋아.
나태주 「봄의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