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정아
27.
-너, 나 좋아해?
-응.
-너는, 나 안 좋아해?
-아니… 뭐, 그런 건 아닌데.
-근데 왜?
-내 어떤 부분이 좋은 거야?
-좋은 점을 나열하는 거보다, 안 좋아하는 부분을 빼는 게, 더 빠를 거 같은데?
-안 좋아했던 부분은 뭔데?
-딱히 없는데?
정아가 내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에이 장난치지 말고.
-내가 지금 장난치는 걸로 보여?
-그건 아닌데… 혹시 화… 났어?
정아가 내 팔을 잡고 웃었다
-아니, 왜 이렇게 겁을 먹었어. 내가 너 잡아먹어?
-그냥 궁금해서. 누가 이렇게 나 좋아한다고 한 적이 처음이라.
-아 진짜? 그건 좀 의외네.
-그런가.
-너는,
-다정하고, 잘생겼잖아.
-잘생긴 건 맞지.
-뭐지… 내가 사람을 잘못 봤나…
-뭐야, 잘 가다가 이러기야?
정아가 내 앞에서 우뚝 멈춰 서서, 날 가만히 올려다봤다. 시선을 축 늘어뜨리더니 고개를 숙여, 가볍게 나에게 기댔다. 정아와는 키 차이가 조금 있었던 탓에, 나의 명치 바로 위에 정아의 머리가 닿았다. 정아가 웅얼거렸다.
-우린 잘 어울리잖아.
- …
-너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그게 무슨 뜻이야?
-너 말이 맞다는 뜻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