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정아
35.
-너는 나중에 결혼할 거야?
-정아야, 지금 우리 16살인 건 알고 물어보는 거지?
정아가 숟가락을 내려놓고서, 턱을 괴었다. 질문에 대한 답을 바라는 듯, 날 가만히 바라봤다.
-음··· 아마, 아니?
정아가 다시 숟가락을 들고 밥을 먹기 시작했다.
-만약에, 우리가 30살까지 사겼는데, 내가 결혼을 하고 싶어 하면?
점심으로 나온 새우튀김을 먹으려다, 잠시 멈춰서 대답했다.
-우리는 30살도 아니고, 결혼하고 싶은 마음도 없잖아.
정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만약에, 그렇다면?
-만약이 어딨어. 당장 내일 죽을 수도 있는 세상에서.
답을 해 줄 수 없는 질문에, 답을 요구하는 정아가, 이해 잘되지 않았다.
-만약에 우리가 30살까지, 무사히 잘 살아있고, 내가 너랑 결혼이 하고 싶으면 어떻게 할 건데.
숟가락을 내려놓은 쪽은, 이번엔 내 쪽이었다.
-무슨 말이 듣고 싶은 건데.
정말로 몰라서 물어본 건 아니었다. 그건, 일종의 의사표현이었다. '나는 당신의 질문에 대한 답을 줄 수 없다.'라는 의사표현.
-아니야.
정아가 멋쩍게 웃으며, 대답했다.
-오늘 밥 되게 맛있네.
-미안해. 무안하게 만드려는 건, 아니었어.
아까 먹으려고 집었던 새우튀김을, 정아의 식판에 올려놓았다.
-작전 성공이다. 사실 새우튀김 때문에 그랬던 거였어.
정아가 웃으며 말했다.
-알고 있었어. 너 새우튀김 엄청 좋아하잖아.
정아가 웃었다, 나도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