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하연
97.
그냥 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 이건 된 거였다.
수능이 끝나고, 핸드폰을 받아서 교문 밖으로 나오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은 탄에게 전화를 건 일이었다. 탄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시험이 끝난 직후였던 탓에, 탄도 나름대로 정신이 없겠거니 생각이 들었다. 이어서 하연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하연은 전화를 받았다.
-고생했어 하연아.
-응응.
하연의 목소리가 좋지 않았다.
-바로 집으로 갈 거야?
-모르겠어.
-맛있는 거 사줄게. 저녁 먹으러 가자.
-아니야. 그냥 오늘은 집에 갈래.
-아, 알겠어. 푹 쉬어. 고생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