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순애
108.
제대를 하고, 사회에 나와서 가장 먼저 한 일은 독서클럽을 찾아다니는 일이었다.
전역을 한 다른 사람들과 달리, 그렇게 재미없는 일을 해야만 했던 건, 전역 직전에 읽었던 책 첫 장의, 첫 줄 때문에 그랬다. 지금까지 나의 삶은 누군가에게 말하기 두려울 정도로 유약했고, 부끄러웠으니까. 그래서 나는 주인공에게 빗대어, 누군가에게 나의 부끄러운 삶에 대한 자문을 구해야만 했다.
그건 내 마지막 발악이었고, 마지막이었던만큼 절박함이었다. 어쩌면 내 삶도 간신히 합격점에 걸쳐있지 않을까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