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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일 Oct 09. 2023

순애(殉愛/純愛)

나와 순애

109.

독서클럽을 찾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인간실격을 읽을 예정에 있는 독서클럽을 찾는 일이 쉽지 않았다.

그런 탓에 나는 크리스마스트리에 전구를 달 때쯤에 전역을 하고서, 나무에 전구 대신 꽃망울이 맺힐 때 즈음이 되어서야 간신히 내가 원하던 독서클럽을 찾을 수 있었다.

운 좋게도 집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서 정기적으로 활동을 진행하는 독서클럽이었다.

가입했던 독서클럽은 이런저런 이유로 마음에 드는 구석이 많았다.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활동을 한다는 점이 좋았고,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있는 것도 좋았다.

6명 정도로 클럽에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도 마음에 들었고, 무엇보다도 클럽 안에서 닉네임으로 서로를 부른다는 것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어··· 안녕하세요. 저는 '동제'입니다.

  -일전에 설명드렸던 것처럼, 저희 독서클럽은 활동 외에 친목 도모 행위는 금지되어있어요. 이 점 꼭 유의 해주시고, 앞으로 같이 좋은 독서활동 이어나갔으면 좋겠네요!

  -네, 잘 부탁드립니다.

  -어··· 오늘부터 '인간실격' 읽어볼 건데··· 아이고, 순애님은 오늘도 안 나오셨네··· 바쁘신가···

  -한 페이지씩 돌아가면서 읽어볼게요. 동제씨 오늘 처음 오셨으니까 먼저 읽어보실래요?

  -아, 네. "부끄럼 많은 생애를 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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