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순애
118.
썩 유쾌한 일은 아니지만, 성인이 되고선 "엄마"라는 개념이 나에겐 조금 알쏭달쏭한 느낌이었다.
예를 들면 저저번 주 주말에 있었던 술자리.
-여기는 계란말이가 참 맛있단 말이지.
-계란말이 너무 비싸. 가성비가 안 좋달까.
-신기하게, 우리 집 계란말이 맛이 난단 말이야. 우리 엄마가 계란말이 하나는 진짜 기가 막히게 하는데···
-야, 너가 우리 엄마 김치찜을 안 먹어 봐서 그래.
라고 내 옆에 있던 친구가, 이야기를 자연스레 이어받았고, 내가 말할 차례가 다가왔을 때.
-우리 엄마는 요리 잘 못해. 아, 근데 진짜 우리 집 앞에 있는 타코야끼가 엄청 맛있거든?
라고 의연히 대답을 했지만, 사실은 엄마가 해준 제육볶음은 어떤 맛이었을지, 계란말이는 어떤 맛이었던지.
더듬어봤을 때도, 기억이 가물가물했다던가. 또 며칠 전집 근처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열린 체육대회를 우연히 봤던 일.
학교에서 엄마를 본 아이가, 엄마를 보고 반가워하는 표정을 봤을 때, 알 수 없었던 내 기분과, 마주칠 일 없던 그 엄마라는 존재를 15년이 다 돼가는 시점에 우리 집 앞에서 마주한 일들에서.